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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음동어(異音同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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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행복과 희망의 빛이 기해(己亥) 새해에도 여러분과 그 가정에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세배(歲拜)는 동영상으로, 세뱃돈은 Mobile Pay로도 주고받는 오늘날이다. 신정은 음력에 의한 고유의 설날이 아닌 양력에 의한 새로운 설이라는 뜻으로, 1월1일을 말한다.  우리네 속담에 “신정(新正)도 좋지만 구정(舊正)을 잊지 말랬다.” 


 우리가 뭔가 익히고 나면 “매일 내리는 찻물이라도 찬물, 더운물인지에 따라 소리가 다르고 계절 따라 빗소리도 다르다”고 한다. “정치에서 부패와 독선, 무능은 이음동어(異音同語)다. 이것은 경제적으로 결과를 낳는 사회 문제로 퇴보의 지름길이다. 기회가 사라지고, 혁신은 무산되며 기업가 정신과 투자는 꽃을 피우지 못한다.”고 한다. “두엄은 깨끗한 것에서 비롯되고, 맛은 비린 것으로부터 우러나는데 입안의 구액(口液)도 뱉으면 오물이며, 진딧물의 분액(糞液)도 개미에겐 꿀물이다.”는 시인의 글귀가 흩어진 생각을 가다듬게 한다. 


 도학(道學)을 펼치며 인간 수양을 말했지만 현실 문제에는 한계를 보인 조광조(趙光祖)가 주장한 이상 정치는 지나치게 유교적 관념에 젖어 있었다. 개혁에 대한 그의 정열은 길이 빛났고, 꿋꿋한 신념은 변절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만들었다. 공물제도(貢物制度)의 폐단과 벼슬아치의 청렴결백을 지적했지만, 신분제도나 토지제도의 모순과 비리에 대해선 한마디 주장도 내세우지 않았다. 양반의 횡포, 지주의 수탈(收奪)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으며 이단(異端)을 배척하면서도 유생(儒生)의 헛된 이야기는 나무랄 줄 몰랐으니 말이다. 대쪽처럼 일을 하려 들었고 지나치게 급진적이어서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반대파에게 죽음을 당한 셈이다. 


 곧은 나무는 부러지기 쉽고, 양반은 추워도 곁불을 쬐지 않고 선비는 물에 빠져도 개헤엄을 치지 않는다던데… 오동나무 잎에 꿀물로 쓴 부분을 벌레들이 갉아먹게 꾸며낸 ‘주초위왕(走肖爲王)’사건은 너무나 유명하다. 이는 ‘조(趙)씨가 왕이 된다’는 징조라며 훈구파들은 그를 탄핵시키라는 상소문을 올리자 잘못된 간언(諫言)에 넘어간 중종은 그를 능주(綾州)로 유배하고 그 일파는 투옥시켰다. 같은 해 12월 사약을 받아든 그는 사약을 벌컥 들이마신 뒤, “한 잔으로 부족하다, 한 잔 더 가져오너라!”며 숨을 거뒀으니 ‘기묘사화(己卯士禍)’에 의해 개혁은 좌절됐고 현실은 한심하다 못해 참담하기 짝이 없었다. 


 중국의 전통명절 가운데 음력 초하룻날을 ‘원일(元日)’ ‘원단(元旦)’등 다양하게 불렀는데 “두려워하지 않고 군주 국가를 타파하여 민중을 배부르게 하자!”는 기치아래 1911년 신해(辛亥)혁명이후 ‘춘절(春節)’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들의 춘절풍습에서 춘련(春聯)은 붉은색종이에 금가루를 넣거나 혹은 먹물을 사용해서 글씨를 써서 기둥이나 문에 붙이는 것인데 창문에는 연화(年花)를 붙였다.  본디 재앙과 귀신을 쫓아낸다는 의미였지만, 오늘날은 운(運)이 들어오고 경사스런 일이 있기를 바라는 의미로 바뀌었다고 한다. 붉은색으로 ‘복(福)’자를 써서 거꾸로 잘못 붙여놓은 것이 아니라 복(福)이 남김없이 쏟아져주길 바라는 내심 간절한 의미를 지녔다. 


 온통 붉은색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붉은색사랑은 경사스러운 기쁨을, 충성스럽고 강직한 성품을 뜻하는 모양이다. 촉한(蜀漢)의 장수 관우(關羽)의 죽음은 삼국지 작가들에 따라서 차이가 많지만, 그를 경외하는 중국인들은 ‘관우의 얼굴은 자홍색(紫紅色)을 띠고 있다’고 묘사하고 있다. 아주 인기 있음을 ‘홍득발자(紅得發紫)’, 솔직하고 성실한 사람을 ‘홍검한자(紅?漢子)’라고 표현한다. 세찬(歲饌)으로 물고기를 즐기는 것은 ‘생선 어(魚)’의 중국어 발음이 ‘남을 여(餘)’자와 같아 재물이 풍족히 들어오라는 의미로 여겼기 때문이다. 


 ‘알고도 알지 못하는 체하는 것은 훌륭한 처세이다.’(知不知, 尙矣)는 노자(老子)의 말이다.  허균(許筠 1569~1618)은『성소부부고(惺所覆?藁)』에서 ‘일은 완벽하게 끝을 보려 하지 말고, 세력은 끝까지 의지하지 말며, 말은 끝까지 다하지 말고, 복(福)은 끝까지 다 누리지 말라.’(“事不可使盡, 勢不可倚盡, 言不可道盡, 不可享盡”)고 일렀다. ‘즐거움(樂)은 지나치게 누리지 않아야 늙도록 오래 누릴 수 있고, 복(福)은 한꺼번에 다 받지 않아야 후손에게까지 내려가게 되느니라.’(“樂不?享 延及?昏 福不畢受 或流後昆”)이『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에 전한다.  


 어진 농부가 가뭄이 들었다고 밭갈이를 그만두지 않고, 눈치코치 빠른 장사꾼이 밑진다고 장사를 접지 않듯이, 군자는 세상이 혼란스럽다 해서 본분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는 거다. 자연의 섭리는 경외심을 갖게 하지만, 가득차면 이지러진다. 인류의 역사도 부침(浮沈)을 거듭해왔다. 그래서 시인들은 “달이 둥글어지길 바라지 마시라. 다시금 이지러지리니…”라고 에둘러 읊었는지 모른다. 헛되고 덧없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도전할 가치가 있는 것 또한 인생이 아니겠는가?


 “발을 내려다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자. 눈으로 보는 것을 이해하려 하고 우주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을 품도록 노력하자. 상상력을 가지자. 삶이 제아무리 어려워도, 세상에는 해낼 수 있고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일이 언제나 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상상력을 가둬두지 말자.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 호킹 박사는 유고집(遺稿集) 마지막 부분에서 독자들에게 다소 희망 섞인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미래는 어떠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당신이 딛고 서 있는 곳이 아닌 별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말을 남겼다. [스티븐 호킹/《큰 문제에 대한 간략한 대답(Brief Answers to the Big Questions)》중에서] 


 (대한민국 ROTC 회원지 Leaders’ World 2019년 3월호에 실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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