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신화의 고갯길에서 돌아온

옥토끼는 님이 늘 할 것 같은 수고를

찾아서 모두 다 해보려고 했단다

때로는 세상의 방랑자를 벗삼아 노닐다가

불멸의 연인이 되기도 하고

전설의 슬픈 여왕이 되기도 하고  

제삼의  눈을 뜨기 위한 일이라면

서슴없이 그 길을 택했단다.

세상의 풍요가 시든 풀잎만 같아서

신비의 지혜를 좇아 달려 갔다가

옥토끼가 맞닥뜨린 것은  무시무시한

마녀 재판과 고된 시지프스의 운명

희생제를 위해  달리는 숨은 질주자가 되어

온세상을 스쳐 지나는 바람처럼 달려갔더니

계수나무  한나무 나홀로 옥토끼가 되어

마침내 산정상에서 님의 램프 불빛을 만났단다.

 슬픔반 기쁨반  섞어 마시고

하냥 취해 님을 우러러 기다리는 눈동자

무릉도원 복숭아 밭을 가는

천상 농부의 노동이 즐기는 놀이이기에  

옥토끼는 무던히도 농부를 흉내내며 달렸단다

언제나 스쳐지나는 숨은 질주자인 옥토끼가

이제금 제 홀로 달을 우러러 부르는 신비가

님이 전해준 옥토끼의 태고적 전설은

마침내 구원의 방주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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