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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동요(動搖)를 좋아합니다. 동요란 아동 가요의 준말. 동요라는 말의 사전적 정의는 '어린이들의 생활 감정이나 심리를 나타낸 노랫말' 혹은 더 간단히 '어린이들이 부르는 노래'로 적혀 있지요.


 동요를 부르며 위의 노랫말을 듣고 아름답고 천진스러우면서도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맑고 명랑한 기분이 가슴 속에 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동요를 부르면 나는 매미채를 들고 잠자리를 쫓아다니거나 잔디에 뒹굴며 하늘의 뭉게구름을 쳐다보고 있는 소년, 소녀가 됩니다. 


 이처럼 동요는 어린이에게는 꿈을, 젊은이와 늙은이에게는 아름답고 고운 정서를 많이 느끼면서 정겹고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나 같은 노인에게 동요는 유년시절의 온갖 회억(回憶)을 쏟아놓고 갑니다. 우리가 옛날에 살던 집을 다시 가보면 웬일인지 마음 한구석이 슬프고 그 집에 살 때 있었던 즐거운 일, 괴로운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가지 않습니까? 


 몇 년 전 나의 중매(仲媒)로 부부의 인연을 맺어 지금은 캐나다 서부에 살고 있는 J형 부부와 함께 자동차로 6시간 남짓 걸리는 N도시에 있는 옛날 우리가 살던 집을 찾아가 본 적이 있습니다. 38년 만에 찾아가는 옛집이었습니다. 자동차가 N시 입구에 들어서자 나는 그만 울음이 터져 나와 참느라 무척 혼이 났습니다.


 사람은 커가면서 감정을 억제하거나 좀처럼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을 배웁니다. 자기의 진짜 감정은 숨기고 다른 엉뚱한 감정을 내보일 때가 많다는 말입니다. 예로, 어릴 때는 무서운 생각이 들면 울고, 화가 나면 물건같은 것을 집어 던집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면 차차 감정을 억제하거나 숨기는 위장술(僞裝術)이 생겨납니다. 속으로는 겁이 나거나 화가 나도 이 감정을 밖으로 내보이지 않으려고 애쓰는 일은 누구나 다 경험했을 것입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이 '위장술'은 점점 교묘해져서 때로는 자기 자신조차도 자기의 진짜 속마음이나 감정이 어떤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그러니 인생이란 연극 같다는 말이 나오기 마련이지요.


사교적이고 대인관계가 부드럽다고 하는 말은 사회적으로 용인될만한 위장술에 탁월한 재능이 있다는 말과 통하지요.


 나는 한국 E여대에 6년 반을 가 있는 동안 세상풍파에 젖지 않는 순수한 마음씨를 가진 학생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아무리 요새 젊은이들이 되바라졌네, 영악스럽네 떠들지만 이 학생들을 보면 그런 말에 의심이 갑니다. 그래서 가끔 혼자 생각으로 이 순진한 학생들이 앞으로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어 자식들을 키우며 세상살이에 시달리다가 어느덧 중년을 넘어서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모든 것이 풀어져서 아무데서나 걸터앉아 짜장면을 먹고, 상점 점원과 말다툼에 가까운 흥정을 하는 용감무쌍한 드센 아줌마가 되겠구나 생각하면 씁쓸한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어렸을 때의 천진난만한 마음상태를 그대로 가질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축복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사회에서 좋게만 봐주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한 위장술도 사회적인 압력에서 오는 것이니 사회적, 문화적 압력과 어긋난 행동에는 사회적 배척과 업신여김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동요를 부르면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일들이 강 저쪽에서 나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는 행복한 착각에 빠집니다. 그래서 N씨, M씨, 나 이렇게 셋이서 가지는 색소폰(Saxophone) 3인 음악회 때 나는 동요 메들리를 프로그램에 넣고 메들리의 맨 마지막 곡은 홍난파의 <고향의 봄>으로 끝내려고 합니다.  <고향의 봄> 노랫말대로 춤추는 냇가의 수양버들과 지즐대며 흘러가는 실개천 물소리는 잠시 내 귀에 희미하게 들려 올 것입니다. 


 인생살이가 동요 같은 줄로만 알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70이 넘은 이날 이때까지도 이처럼 동요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아직 내 꿈과 사람이 완전히 사그라들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나는 동요를 좋아합니다. (201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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