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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11월 말경은 확실한데 정확한 날짜는 잊어버렸다. [꼴찌의 행복]이라는 어느 독자가 쓴 글을 보았다. 이 [꼴찌의 행복]이란 글의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30대 초반이 된 딸 셋을 둔 글쓴이의 아버지 M씨는 자기 딸들이 학교에 다닐 때 한번도 공부하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특히 M씨의 둘째 딸은 고등학교 3년간 보충수업으로 밤 11시까지 학교에 매여 있었는데 겨울이면 벌벌 떨며 학교로 마중 나가는 아내를 보며 우리 교육 현실을 탄식했다. 딸아이가 시험 잘 봤다고 하는 달은 꼴찌로부터 2, 3등이었고 졸업 때는 M씨가 아예 꼴찌를 바라서 남들이나 도와주라고 빌었다. 그래선지 딸의 고교 졸업 성적이 정말 250명 중 250등이었다. 졸업식 날 딸은 친구와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하며 눈물까지 흘렸다. 그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며 M씨는 딸의 장래는 걱정 안 해도 되겠다고 마음을 놓았다. M씨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기로 하자.


 우리 사회에는 1등은 못한다고 안달하는 부모와 M씨 같은 부모가 함께 살고 있다. 여기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자. 누구 마음이 더 여유가 있을까? 물론 답은 M씨 같은 부모일 것이다.


우리가 사는 골목에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몰려 있어서 아침이면 좁은 골목 안에 어린 학생들로 붐빈다. 등교하는 모습들도 제각각이다. 대부분 아이는 명랑한 표정이고 얼굴에 웃음이 찼으나 어떤 아이들은 지난밤에 잠을 제대로 잘 못 잤는지 아니면 아침에 엄마 아빠로부터 꾸중을 들었는지 등교하는 아침 길이 어둡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있다. 울먹이던 아이들도 자기 반 친구를 만나면 더없이 기뻐하고 즐거운 표정이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학교 다닐 때 친구는 우리의 감정을 좌우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가 있다.


 좌우간 골목을 메우는 어린 학생들을 보고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이 아이 중에 장래의 대통령도 있고 장래의 죄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 중에는 장차 사기를 치다가 잡혀가는 아이도 있을 것이고 사기 친 사람을 잡아가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이 중에는 매일 학교 가는 것이 죽기 다음으로 싫은 아이가 있는가 하면 또 한편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학교에는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


 어제는 단국대학교 K교수가 서울 시내에서 공부에 흥미를 잃고 떨어져 나가는 학생들이 중,고등학교에서만 3만 명이라 한다. 놀라운 숫자이다. 이들 학생 대부분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행사에 ‘나와는 상관없는’ 태도일 것이다. 이들에게는 도대체 성적을 일등부터 꼴찌까지 매기는 일부터가 못마땅할 것이다. 어린 가슴에 평생 한(恨)을 지고 살아서야 하겠는가. 유치원 때 꿈이 서울대학교, 초등학교 때 꿈이 서울대학교, 중학교 때 꿈, 고등학교 때 꿈이 서울대학교…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서울대학교 못간 한을 가슴에 품고 평생을 보내는 것은 어딘지 이 사회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이번 학기에도 내가 가르치는 반에 ‘A’는 반 전체의 30%를 주어야 한다는 대학 규정이 나왔다. 소위 말하는 상대평가이다. 반 학생들이 같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많아서 ‘A’를 주다 보니 30%가 넘는 학생이 3명이 더 있게 되었다. 3명을 더 넣으려 했더니 컴퓨터에서 ‘거절’을 해서 성적을 등록할 수가 없다. 억지 트집을 잡아서 이 3명의 학생을 ‘A’ 밑으로 끌어내려야 한다. 또 하나의 학원 범죄다.


 ‘A’와 사회생활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내 생각에는 별 관계가 없지 싶다. 한 번은 내 평생에 처음 보는, 성적이 극히 우수한 학생 W양이 장학금 추천을 받으러 왔다. 나는 성적이 극히 나쁜 학생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극히 우수한 학생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회생활에서 요구되는 남과 협동해서 일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암튼 나는 좋은 말로 추천서 쓰기를 거절했다. 나는 한국 사회에서 잘 알려진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내가 추천을 하더라도 별 효과가 없으리라는 것, 강의를 직접 들어본 사람에게서 추천서를 받는 것이 더 효과가 있으리라는 것, 다른 교수에게 추천서 부탁을 해보고 그래도 없을 경우 때 다시 찾아오면 그때 가서 추천서를 써 주마고…


 그리고는 한 2주 지났을까, 내가 내 연구실에서 대학원 학생들이 두 사람이나 보는 앞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학생들이 얼마나 놀랐을까. 키는 장승 같은 사람이 연구실 바닥에 드러누웠으니…


바로 이 순간 W양이 추천을 받으러 내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대학원 학생 중에 한 사람이 문을 빼꼼 열고 “선생님이 지금 몸이 몹시 편찮으셔서 119를 불러서 지금 어느 순간에도 119를 기다리고 있다. 다음에 오면 좋겠다…” “선생님이 서명만 하면 되는데…1분밖에 안 걸리는데…” 


 선생이 어디가 아프냐, 미안하게 됐다는 등의 형식적인 말 한마디 없이 1분만 하면 서명할 수 있는데 소리만 연거푸 하더란다. 물론 이 이야기도 응급실에서 완전히 깨어난 뒤에 학생들한테서 들었다. ‘참 이상한 학생’이라는 게 학생들의 말이었다. ‘추천서 써주는 것을 거부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 것은 바로 이때였다.


 W양은 서류로 보면 뛰어난 학생이다. 성적으로 보면 뛰어나고 우리 사회에서 그처럼 좋아하는 수석일 것이다. 그러나 남과 같이 일하는 데는 꼴찌일 가능성이 크다. 수석과 꼴찌… 다 같이 비난을 받아야 할지 다 같이 칭찬을 받아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이 경우만큼은 꼴찌 한 학생은 다르리라는 막연한 생각을 한다.


 이번 겨울 방학에는 학생들에게 제발 책 보는 것은 그만두고 친구들과 여행이나 다녀오라고 권했다. 여행에서는 누가 일등이고 누가 꼴찌를 했는지 그 지긋지긋한 등수라는 게 없다. 그리고 단체 여행에서는 나 혼자 살겠다고 발버둥 치는 것도 그리 점잖은 행동은 못 된다는 것을 가슴으로 느낄 수가 있다. 여행길에서는 학교에서 꼴찌가 가끔 일등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다. (200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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