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었으니
남의 일이라 하네
대동아 전쟁 끝머리에서
엉거주춤 맞이한 해방의 기쁨을 뒤로하고
6, 2, 5 동란을 겪으며 살아 남겨져
학창 시절에는 4, 1, 9 혁명으로
민주화 길에 앞장을 섰고
5, 1, 6 혁명 후에는
산업 전사로 보릿고개를 넘겼는데
경제 대국으로 자리매김을 한 지금
세월은 낯설기만 하다네
사람은 옛사람인데 세월은 그 세월이 아니라며
바라기가 다르니 보는 곳조차 다르다 하네
그대들 걸어온 그 길은 꽃길이 아니었어
가시는 아직 이 가슴에 멍울져있으니
이제 자네들 세상이니
자네들이 택한 세상
삶의 역사에 책임을 지게나
우리들
무슨 노욕 老慾이 있겠어
그대들 공부 잘 시켰으니
후손들이 잘되기 바랄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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