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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인생은 선택의 연속

-내가 택한 길, 내가 걸어야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의 인상에 남아 있는 이 유명한 문구는 1980년 어느 TV 광고에 처음 등장했다. 공전의 히트를 친 이 카피는 아직도 인생의 격언처럼 인용되고 있다.

 이는 생활용품(전자제품)이니까 10년 정도를 간다고 했지만 실은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A moment's choice determines your entire life).

 

0…영화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Harry Potter and the Chamber of Secrets)’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우리의 참모습은 능력이 아니라 선택을 통해 나타난다”(Our true colors are revealed through our choices, not our abilities.)

 자신의 얄궂은 능력을 한탄하는 해리포터에게 스승인 덤블도어 교수가 건네준 한마디다.

 생각해보라. 순간의 선택들이 쌓여 지금의 내 모습을 어떻게 만들어 놓았는지. 주어진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 능력을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하는 건 선택이고 그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다.

 

0…“화려한 도시를 그리며 찾아왔네. 그곳은 춥고도 험한 곳/여기저기 헤매다 초라한 문턱에서 뜨거운 눈물을 먹는다/머나먼 길을 찾아 여기에, 꿈을 찾아 여기에/괴롭고도 험한 이길을 왔는데/이 세상 어디가 숲인지 어디가 늪인지…” (조용필 ‘꿈’)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스스로 선택한 타국살이는 과연 현명한 결정이었나. ‘이민병’에 걸리지 않고 한국에서 살았더라면 지금쯤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직장생활을 계속하고 있을까, 다른 길을 택했을까. 아이들은 유학을 보내지 않아도 됐을까. 미련없이 이민봇짐을 꾸려 왔는데 왜 술자리에선 아직도 위와 같은 청승맞은 노래를 부르는가.

 이민 삶이 고달퍼서인가. 그릇된 선택에 따른 회한인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에 왜 아직도 연연하는가.

 

0…고교시절, 친구들은 좋은 대학에 가겠다고 머리 싸매고 공부하는데 왜 나만 사관학교를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는가. 꿈에 부풀어 입학한 사관학교는 왜 때려치웠나. 군문(軍門)에 있었다면 별을 달았을까.

 대학졸업 후 친구들은 평범한 군복무의 길을 걷는데 왜 나만 ‘해병대 장교’라는 길을 택했으며, 제대 후엔 많은 기업에서 입사통지서가 날아왔는데 왜 H그룹을 택했을까. S그룹에 갔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잘 다니던 대기업은 왜 집어치우고 출판사를 택했으며 그 후엔 또 무엇에 홀려 굴곡진 기자의 길에 들어섰는가.

 

0…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인 결혼. 많은 여성 중에 나는 왜 지금의 아내를 평생 반려자로 택했을까. 내가 아내를 선택한 것인지, 아내가 나를 선택한 것인지 모르나 그것은 중요한 선택임에 틀림없었다.

 배우자로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평생 행복해질 수도, 불행해질 수도 있다. 우리는 36년째 잘 살고 있으니 배필만은 잘 선택한 것 같다.

 결혼해서 두 딸 낳고 순탄하게 사는데 언젠가부터 가슴 한켠에 이민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했다. 이민! 그것은 인생에서 결혼만큼이나 중요한 선택이었다.

 생각해보라. 내가 태어난 나라에서 살 것을 거부하고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다른 나라로 옮긴다는 것이 쉬운 일인가.

 

0…외국에 나가 살기로 하고선 왜 뉴질랜드에서 캐나다로 방향을 선회했나. 먼저 캐나다로 온 친구의 말에 솔깃해 내린 그 결정은 과연 잘한 선택이었는가.

 처음 생각대로 뉴질랜드로 갔더라면 나와 가족은 지금 무엇을 하면서 살고 있을까. 양털 깎는 일을 하고 있을까.

 이민지로 캐나다를 택하고선 이번엔 어느 도시에 정착할까를 놓고 오락가락했다. 토론토는 복잡하고 한국사람이 많다는 허황한 생각에 안중에도 없었는데 결국 왜 이쪽을 택했을까.

 

0…무엇보다 중요한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나는 이민 초기 주위분들의 권유대로 가게를 찾으러 돌아다니다 포기하고 결국 한국에서와 같이 직장생활을 택했는데, 그것은 바른 결정이었나.

 그때 만약 가게를 시작했더라면 나의 현재 생활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모른다.

 이처럼 인생은 매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다.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하루, 일주일, 한달, 1년이 모두 선택 속에서 이뤄진다.

 

0…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는 일이 수없이 반복되거니와 그에 따라 운명도 결정지어진다.

 똑같이 출발한 타국살이인데 누구는 저만치 앞서가고, 누구는 3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는데도 여전히 그 모양이다. 그 모든 것이 각자의 선택 여하에 따른 결과물이다.

 운명이 그래서 선택한 것인지, 아니면 선택을 그리해서 운명이 이리 된 것인지 알 수 없으되, 어쨌든 선택에 따라 오늘의 내가 존재함은 분명하다.

 

0…어찌보면 선택은 어느 한쪽을 얼마나 슬기롭게 잘 버리느냐에 달려 있는 지도 모른다. 인생에서 모두를 다 가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You can't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

 그러니 내가 선택한 나의 인생, 가지 않은 길에 미련 두지 말고 가능한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도록 노력하자. 우리는 오늘 지금의 선택에 따라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지 모른다.

“저렇게 많은 별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서 사라지고/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광섭 ‘저녁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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