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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더벅머리 너절한 가죽잠바 너무 초라한 내 몰골로 일년 3개월 만에 조국땅을 다시 밟았다. 이 감격스러운 심정을 어떻게 표현할까. 오 나의 조국이여 영원 무궁히 발전하여 세계에서 일등 국가가 되기를 염원하는 마음뿐이었다.

나의 고난은 김포공항에 비행기가 안착함으로 환희와 축원하는 마음으로 고난스러운 일년간의 이민생활이 물거품처럼 사라져갔다. 배고픔이 없는 나라 모든 국민이 잘 살수 있음에 일조를 할 수 있는 길, 그 길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하루였다.

여독을 풀 겸 누님 댁에서 이틀을 자고 3일째 한독약품, 일양약품, 신풍제약 등 3개 회사에 전화를 하고 인삼제품을 만들어 해외시장을 개척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를 했다. 그 중 면목동에 위치한 신풍제약 주식회사의 장용택 사장님과 약속이 잡혔다.

“사장 장용택입니다.” 용건이 무엇이냐 묻는다. 캐나다 이민자인데 국위선양도 하고 현재 조국은 인삼을 뿌리로 수출을 도모하나 이 뿌리로는 시장개척을 할 수 없으니 제품화를 한다면 인삼시장은 세계에 우뚝 선 수출상품이 될 것이라 설명을 드리고 현지의 시장 사항을 나름대로 성실히 설명을 드렸다. 이 자리에는 공장장과 영업담당 이사도 배석을 한 것으로 기억이 된다.

비서실에서 차 한잔하라고 하더니 10분 후에 사장실로 들어오라 한다. 흥미는 있으나 생산라인을 다시 설립해야 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젊은이의 용기와 뜻을 높이 받아드린다. 조국애가 투철하여 자랑스럽다. 다시 한 이틀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겠다는 말씀이었다. 이틀 후의 결과를 예측하며 이날 만남을 끝냈다.

하룻밤을 지새우고 다음날 쫑쫑이 스타일 유화를 수입하고자 홍대 앞 화방일대를 찾아가서 유화를 대량으로 수입을 하고 싶다는 의견을 말씀 드렸으나 화방 주인이 전부 미대에서 실력을 쌓은 분들이라 생소하다는 의견이었다.

마지막 한 화방을 찾고 여기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없다면 무역협회를 찾을 계획을 세우고 한 화방에 들어가 의견을 물었을 때 다음과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구로동 공단에 가면 싸구려 유화를 생산하는데 제품이 조잡하고 공장에서 찍어내는 상품이라는 말을 해주었다.

다음날 무작정 구로동 공단을 찾았다. 공단 내에 유화를 그리는 곳이 한 곳이 있다며 아메리아라는 회사를 소개해 주었다. 이 공장 사장은 재미교포라며 공장장이라는 분이 유화제작과정을 보여주었다. 종류는 12 바이 16, 16 바이 20, 20 바이 24, 24 바이 36, 24 바이 48로 구분되고 벽에 캔버스를 붙여 놓고 한 화공이 호수를 그리고 옆 캔버스로 가면 다른 화공이 해도 달도 그려 넣어 완제품이 되는 조립식 유화생산 공장이다.

화가의 사인은 내 마음대로 적어 넣는다. 즉 조오지, 린다 등 생각나는 대로 적어 넣는다. 이 유화가 쫑쫑이 스타일로 4계절도 멋지게 변형이 된다. 처음 다양한 사이즈로 1000여장을 주문했다. L/C(Letter of Credit)를 열기로 약속을 했다.

다음날에는 서대문 로터리의 가정집에서 인형을 다량 생산하여 수출을 한다기에 찾았다. 나의 직관으로 인형 제품은 IN PUT는 있으나 OUT PUT는 없다는 결론으로 인형 수입 건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3주간의 한국방문의 시장개척의 결과는 끝이 났다. 신풍제약 장용택 사장님은 회사의 난관이 있지만 같이 노력을 해보자. 젊은이의 용기와 조국애를 높이 산다는 격려와 함께, 아메리아 그림 공장도 적극 후원을 해 주었다. 적은 물량의 수입에 응해 주었다.

인삼제품은 Tablet, Powder, Capsule 세 종류로 집약하고 상호 이름은 원진무역이라고 했다. 영원히 진전한다는 상호가 참 촌스럽다. 유화도 천장 수입이 점점 확대되어 만장수입으로 늘어났고 서부캐나다 일등 Distributer가 되었다. 나아가 인삼제품은 건강식품점과 드럭스토어에 콘싸인먼트로 제품을 팔았다. 행상의 연속이지만 부끄럽거나 피로감 없이 열심히 신용과 성실을 모토로 시장개척을 했다.

장황한 글을 마무리하며 나의 오늘이 있게 격려와 지도를 아끼지 않았던 은인 몇 분을 소개한다. 첫째 대한민국 학술원 회장님이셨던 김동기 박사님, 52년의 사제지간의 정으로 어려운 초기 이민시절 먼 곳을 3번이나 찾아주시며 격려와 지도를 아끼지 않으셨던 은사님, 나의 동서 김창영 박사님, 이민 초 그 어려운 여건에서 자상하게 나의 생존에 불을 지펴주신 분, 에드몬톤의 유인형 문우님, 13년의 나의 건강을 걱정하며 민들레뿌리를 뽑아서 정성껏 씻고 다듬어서 소포로 붙여주시며 “민초, 이 뿌리 차를 끓여 먹으면 만병을 다스린다”던 문우,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마지막 떠날 때 남긴 말 “민초 선생 건강해야 돼 건강해서 좋은 일 많이 하라”는 마지막을 남기고 훌훌 떠난 나의 진정한 벗, 이외에도 나를 알고 계시는 모든 분들의 눈과 귀가 나를 격려 지도해주시는 목소리로 들으며 흙으로 가는 길에서 이민 1세대들이 살아온 고통을 다음 세대가 한번쯤 읽고 이렇게 살아온 이민 선배들이 있구나 하고 기억을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썼다.

한마디 더 남기고 싶은 말은 어느 누군가 인정해주던 말던 나의 자랑과 내 생애의 업적은 조국을 위하여 인삼을 제품화하여 오늘 세계시장에서 인삼이 제품화되어서 수출에 일조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인삼을 제품화함에 온갖 어려움 속에서 나의 뜻을 받아들여서 제품을 만들어주신 신풍제약의 장용택 사장님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졸고를 읽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를 드리며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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