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의 작문연습이다.
맑은 아침, 바람 한 점 없이 내리는 맑은 빛을 바라보며, 나는 뒷마당 바깥마루(deck) 위에서 랖탑 컴퓨터를 키고 이 글을 쓴다.
주홍빛 가을꽃 사이에서 날으는 벌 한 마리를 보았다. 온통 푸르고 푸른 녹색의 향연에서 주홍빛 가을꽃들이 말없이 나를 관조 하고 있는듯하다. 이제 한자락 바람이 불고 주홍빛 가을꽃들이 살며시 움직이더니 다시 고요에 정좌하고 있다. 멀리 기적이 울고 이내 주위의 소음들이 내게 속삭인다. 귀뚜라미 소리 같은 것이 내 귀에서 길게 울리고 있다. 이것은 내게서 울려오는 소리 같다. 이 소음이 있는 풍경을 사진에 담아 보아야겠다. 소리는 담지 못하겠지만.
사진 찍고 보면 그 결과에 거의 항상 만족하지 못한다.
빛이 마음에 안 들거나, 엉뚱한 곳에 초점이 맞추어 지기도 한다. 내 카메라를 자동 모드에 놓고 쓰다 보니 사각틀(frame) 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어 내가 관심을 가졌던 그것이 이 사진에서 ‘아무것이’ 되어 버린다.
자동의 특색을 잘 알아서 색과 형의 구성을 결과를 예상하며 셔터를 눌러야 한다. 그렇게 주의 하지 않고 찍은 사진을 어쩌다 실수로 저절로 찍힌 사진만 못하다. 가끔 저절로 찍힌 사진을 보며 놀라는 일이 있는데, 그것은 무심함에서, 그러니까 의도 없이 찍힌 사물에 서려있는 그 무심함의 극치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 자락 서늘한 바람이 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다.
나는 맑게 빛나는 이 시월의 아침에 앉아서,
시월이 노래하는 시월의 노래를 듣는다.
시월이 노래하는 빛의 노래,
바람의 서늘한 노래,
가을꽃 주홍빛 노래,
이 노래는 무언(無言)의 노래이다,
시월에 시월이 부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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