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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sukpark
‘민주주의 수호와 정치적 폭력’
namsukpark

 

사람들은 저마다 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을 에둘러 ‘화양연화’(花樣年華)라 부른다. ‘무릇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시절을 의미’한다. 뜨거운 공방이 오가는 선거연설에서 상대 후보가 아닌 자기 자신과 싸워야 하는 순간들도 있게 마련이고 과거에 했던 발언들이 소환되기도 한다. 선거에서 “피 부르는 극단의 증오정치”는 지탄 받아야 마땅할 일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이라고 틀린 것이 아니다.’

 

지난 7월 13일(금) 미 펜실베이니아에서 유세 도중 피격을 당한 공화당 대통령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성과 거의 동시에 단상으로 뛰어오른 경호원들의 다급한 “엎드려” 외침과 청중들의 비명이 뒤섞이며 유세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 둘러싸인 채 오른손으로 주먹을 불끈 들어 보이는 사진이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생명엔 지장 없었지만 끔찍한 정치 테러장면을 전 세계가 생중계로 적나라하게 지켜봤다. 결연하고 굳센 표정의 트럼프 배경으로 성조기가 나부끼고 있었다. 트럼프가 피격을 당한 직후 연단에서 물러나기 직전에 찍힌 사진 한 장이 대선 구도를 뒤흔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피격 직후 오른쪽 귀에서 피가 흐르는 상황에서도 주먹을 불끈 들어올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이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를 장식했다. 타임지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트럼프의 사진이 실릴 8월 5일자 표지를 공개했다. 사진과 함께 ‘트럼프에 대한 공격(Attack on Trump)’이라는 타이틀도 표지에 실렸다. 사진은 지난 13일 오후 6시 15분쯤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장에 날아든 총격을 가까스로 피한 트럼프가 오른쪽 귀와 뺨에 피를 흘린 채 연단에서 솟아나와 하늘을 향해 주먹을 흔들어 보이며 “싸우자(Fight)”라고 소리치는 모습이다.

 

표지 사진은 퓰리처상 수상자인 에반 부치 AP 기자가 찍었다. 자신이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상황에서도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들어 올리는 트럼프와 그 뒤에서 펄럭이는 성조기의 절묘한 조화를 담아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백악관을 비롯한 정치 분야 사진 취재를 맡고 있는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미국 역사에 중요한 순간이었고, 기록해야 했다”라며 “차분하지 못하면 일을 해낼 수가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14일 “증오와 독설, 폭력을 부추기는 단순한 생각을 뛰어넘자”며 “좌파와 우파, 빨간색과 파란색을 넘어 하나가 되자”고 했다.

 

각종 사건의 동기는 제각각이지만 주요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벌어졌다는 공통점이 있고,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범행 동기를 예단해 온갖 억측과 가짜 뉴스가 난무한 것도 비슷하다. 트럼프 암살 미수 사건 역시 대선을 넉 달 앞두고 벌어졌다. 공화당에선 이번 사건을 바이든 탓으로 돌리는 목소리가 거세다. 바이든이 “트럼프는 어떻게든 막아야 할 파시스트” “이제는 트럼프를 겨냥할 때” 같은 언사로 공격한 것이 암살 시도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현장에서 사살된 용의자가 공화당원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범행 동기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무책임한 정치 공세가 분출하고 있다.

 

“바이든의 정치적 자산이었던 자신감은 어느새 완고함으로 굳어진 모양이다.” NYT가 백악관 직원들을 인터뷰해 보도한 기사의 일부다. “자신의 본능을 신뢰하는 바이든은 이견을 잘 용납하지 않는다. 모두가 바이든의 (버럭 하는) 성미를 겁낸다. 그는 직원들이 ‘카드보드 컷아웃’이 되길 원한다”고 했다. 언감생심까진 아니어도, 섣불리 고령 리스크에 대해 바이든에 직언을 서슴지 않기 어려울 법도 하겠다.

 

민주당 관계자 사이에서는 트럼프 피격이라는 돌발 사건으로 당내 후보 교체 움직임 자체가 중단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 피격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후보 교체론이 역풍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치는 정답을 갖고 싸우는 전쟁이 아니라, 타협하고 자기의 주장을 굽혀 양보해가며 최선을 찾아가는 예술이라고 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당시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얼굴을 따 밈(meme)을 만드는가 하면, 피를 흘리는 그의 사진을 인쇄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트럼프는 유세장에서 연설을 하던 중 날아온 총알에 맞았다. 총알은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했고, 트럼프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안타깝게도 유세에 참석한 지지자 한 명이 목숨을 잃고 두 명은 중상을 입었다.

 

카너먼은 그의 책 ‘생각(生覺)에 관한 생각’에서 “과신에 빠진 사람은 일이 여의찮을 때 잘못을 인정하는 대신 ‘타이밍이 적절치 않았다’ ‘예상할 수 없는 사건이 끼어들었다’와 같은 온갖 변명을 갖다 붙인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이후에 “대중과 언론이 지난 4년 동안의 성과는 안 보고 90분 동안의 토론만 파고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유권자들이 대통령이 찍어주는 사안만 보아야 할 이유가 없는 데도 말이다. ‘성공의 오류’에 빠진 바이든의 자기 과신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세상의 모든 리더들이 경계하며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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