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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sukpark
대~한민국의 불꽃투혼을 응원합니다!
namsukpark

 

 <2022 항저우(杭州) 아시안게임 개회식>에 1,140명 선수단을 파견한 대~한민국의 남녀 선수들이 총 45개 참가국 중 개최국인 중국을 제외하고 알파벳 순서에 따라 16번째로 입장했다. 흰색 상·하의의 깔끔한 단복을 입은 채 밝은 표정으로 태극기를 앞세우고 입장하는 늠름한 모습들이 의연(毅然)하고 자랑스럽다. 저마다 꿈꿔온 순간들이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는 페어 플레이(Fair play)를 기대해마지 않는다.

 

 이날 개회식이 열린 항저우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은 ‘큰 연꽃’으로도 불린다. 28개의 큰 연꽃잎과 27개의 작은 연꽃잎 형태의 구조물로 구성됐다. 첸탄강의 물결과 항저우(杭州) 비단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 이날 개회식의 테마는 ‘아시아에 이는 물결’(Tides surging in Asia·?洲浪潮).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공식 개막했다. 9월 23일 21:00(KST기준) 개회식 시작으로 10월 08일까지 16일간 ‘포기하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 정신’ 대장정(大長征)이 펼쳐졌다.

 

 ‘남자태권도 품새’ 부문에서 첫 금메달 뉴스다. 극도로 집중력을 발휘하며 동작 하나하나를 통제한 강완진 선수는 1분 40초간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움직이는 자유 품새 부문에서는 말 그대로 ‘물 찬 제비’다. 아리랑을 편곡한 배경 음악에 맞춰 공중에서 두어 바퀴를 돈 후 발차기로 동작을 마무리한 그는 곧장 경기장 반대편 구석으로 질주하더니 다시 공중 동작을 펼쳤다. 음악의 박자가 빨라지자 그 박자 하나하나에 맞춰 발차기를 하다가 경기장 복판에 멈추더니 사방에 상대방이 있는 것처럼 팔로 방어 자세를 취하고 손날로 공격했다. 화려한 연속 동작을 뽐내며 자유 품새에서도 압도한 그는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후 울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뒷바라지에 애써주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울컥했다고 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이 5년 만에 열린 하계 아시안게임의 메달 경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첫날, ‘골든 데이’를 달성하고 순풍의 돛을 활짝 펴고 금메달을 획득한 강완진(태권도 男 품새), 차예은(태권도 女 품새), 전웅태(근대 5종), 근대 5종 男 단체팀, 최인정(펜싱 女 에페)에 이어 메달행진은 참가 종목이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아시아에서도 아시안게임을 아시아인 입장에서 분석하는 시도가 턱없이 부족하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일부 매체만이 기자를 파견 스포츠 전문매체는 대부분 기자를 보내지 않았다. 일본 언론은 지금도 아시안게임보다 약 1년 뒤에 개최될 파리올림픽에 대한 소식을 주로 다룬다. ‘갈등의 최전선도, 평화의 산실도 될 수 있는 중요성’에도 변방(邊方) 취급을 받는 아시아. 그토록 중화사상(中華思想)을 자부(自負)해오던 중국의 대도시 항저우(杭州)라는 ‘변경(邊境)’에 사는 슬픔을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듯하다. 이 또한 아시아의 문제마저 서구(西歐)의 안목으로 해석해온 결과물이라고 본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용(龍)을 굴복시키고 호랑이를 제압하듯 입에 올리지 마시게나(?說降龍伏虎)’하는 옛말이 전한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이 반복된다며 바뀌지 않는 무서운 현실이라고 투덜거리기도 한다. 모두가 끝이라고 할 때 후회하기보단 뒤돌아볼 여유도 지녔으면 한다. 자랑스러운 태극마크를 달고 목표로 세웠던 최선의 성적을 달성해 국위(國威)를 선양(宣揚)한 태극전사들께 마음깊이 우러나는 힘찬 박수와 격려를 보내드린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꽃이 해를 바라본다’는 해바라기는 이름 때문에 실제로 해바라기의 두상화(頭狀花)가 해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피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해를 따라 봉오리를 움직이는 꽃은 어느 세상에도 없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처럼 잘 여문 해바라기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지 못하고 땅 쪽으로 숙일 수밖에 없다. 해바라기는 한자말 향일규(向日葵)를 그대로 옮긴 것이지, 실제로 해를 따라 봉오리가 움직인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 아닌 줄 안다.

 환호성과 취재 열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전지희와 함께 2022 항저우 AG 탁구 여자복식 정상에 오른 탁구 신동 신유빈이 경기 후 특별한 장면으로 또 한 번 팬들이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다. 전지희와 태극기를 들고 기념사진 촬영하기 전 태극기가 뒤집혀있는 것을 발견하고 바로 잡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중국에서 귀화한 전지희가 태극기를 뒷면이 앞으로 가게 집어든 탓에 좌우 문양이 반대로 바뀌어있었다. 얼핏 보면 태극기가 뒤집혀 있는 상황을 알아채기 힘든 상황이었다. 신유빈은 이상한 점을 금방 알아채고 본인이 직접 태극기를 돌려 건곤감리의 위치를 바로잡고 두 사람은 태극기를 든 채 환히 웃으며 손으로 브이(V)를 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띠동갑인 두 사람은 기자회견에서 서로에게 공(功)을 돌리는 모습으로 흐뭇한 장면을 연출했다. 전지희는 “결승전이라 많이 떨렸는데 유빈이가 힘을 실어줘 잘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신유빈은 “아시안게임 결승에 처음 올라 신기했다”며 “신기한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었다. 언니가 잘 이끌어줘 금메달을 따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경기장에서나 시상대에서 보여준 두 선수의 아름다운 인성(人性)은 타(他)의 귀감(龜鑑)이 되어 더욱 좋았다.

 한국 남자 축구가 아시안게임 최초로 대회 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U-24 축구 대표팀은 항저우 황룽 올림픽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AG 결승전에서 22세 이하 선수를 주축으로 꾸린 일본을 2대1로 물리치고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정상에 섰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종목에서 처음 나온 3연패(連覇). 최다 우승국인 한국은 이번 금메달로 대회 우승 횟수를 6회로 늘렸다.

 같은 달이라도 한가위에 떠오른 보름달은 훨씬 더 크고 밝아 보였다. 달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우리네 마음의 풍경이 달라진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기만 하길 바라마지않는 우리네 마음가짐’이다. 세상 찾아왔을 땐 너나없이 환영받고 떠날 때에는 모두가 슬퍼하는 게 우리네 삶이다. 아무렴 뿌리 깊은 배타성(排他性) 극복과 진정한 다양성(多樣性)의 수용이 절실한 세상이다. 오곡백과(五穀百果)는 서리가 내리기 전 찬 이슬에 영글어진다고 했다. 희미해진 기억의 문을 활짝 열어주는 비밀번호처럼 말이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로 종합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2022 항저우(杭州) 제19회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거둔 성적은 참담하다는 표현이 과(過)하지 않다고 한다. 기(氣)가 막혀 하는 것은 괜한 게 아니라고 했다. 금메달 수에서 목표치에 한참 미달하면서 종합 전적(戰績) 3위에 그치게 돼 그런 것이 아니란다. 전체적인 경기력을 비롯해 선수들의 성적에 대한 간절함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라 해야 할 것 같다.”는 논평에 어안이 벙벙해진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해준다던 얘기가 ‘한 입으로 두 말 한다’며 생각을 꼬집히는 것만 같다.

 “천의무봉(天衣無縫)”이라…. ‘하늘의 직녀(織女)가 지은 옷은 솔기가 없다’는 뜻으로 시문(詩文)이 자연스럽고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함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또 사람의 성격이나 말하는 것과 행동이 자연스러워 조금도 꾸민 데가 없음을 비유하기도 한다. 추수기를 맞이해 풍년을 축하하고, 조상의 은덕(恩德)을 기리며 구름에 달 가듯 하는 세월이다. 여느 때보다 상(床)을 크게 차려 “형님 먼저~ 아우 먼저~”해가며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고 즐겨하는 우리들이다.

“山近月遠覺月小 便道此山大於月

 

若人有眼大如天 還見山小月更闊” - ‘산이 가깝고 달은 멀어서 달이 작게 느껴져 /사람들은 산이 달보다 크다 말하네. /만일 하늘처럼 큰 눈 가진 이가 있다면 /산이 작고 달이 더 큰 것을 볼 수 있을 터인데’ - [왕양명(王陽明)/明, <폐월산방시(蔽月山房詩)>]

(대한민국 ROTC 회원지 Leaders’ World 202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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