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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읽는 풍운아 윤치호의 <우순소리>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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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운수

 

 

 

하루는 어린 아이가 장난 치다가 곤하여 우물두덩에 드러누워 자는데, 운수가 지나가다가 보고 그 아이를 깨우며 말하기를, “네 덕으로 살기는 살았다만, 만일 네가 우물에 빠졌더라면 세상 사람들이 네 철 없는 짓은 말 않고, 내 탓만 했을 터이니 억울하지 않았겠느냐?” 하더라.

 

 

엮은이의 글 

‘두덩에 누운 소, 팔자 좋은 소’라는 격언처럼 근심걱정 없이 위험을 감수하는 운수 좋은 아이를 비유한다. 행운이란 희생적인 위험 부담이 없이 시도 때도 없이 눈 앞에 다가오는 게 아님을 암시한다. 

 

윤치호 일기 

“사람들은 천우신조나 운수 외에는 왕족을 구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믿고 있다.-1904년11월6일

“콜레라가 창궐하는데 백성들은 소독과 청결하기 보다는 침과 쑥뜸으로 치료하거나 운명에 맡긴다.”-1902년9월1일

“황태자비가 병사했다. 여자환자를 진맥조차 할 수 없게 한 왕실의 어리석은 관습 때문에 죽은 것이다. 천우신조나 운수 외에는 왕족을 구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1904년11월6일

 

32. 황금알을 낳는 거위

 

 

 

어떤 사람이 거위 한 마리를 두었더니 매일 황금알 한 개씩 낳는지라. 탐내는 마음이 발동하여 거위 뱃속에 있는 금알을 한 번에 다 가질 욕심으로 거위를 잡아 배를 가르고 본즉 아무 것도 없어 금알도 잃고 거위도 없앴더라.

백성을 죽여가며 재산을 한 번에 빼앗다가 필경 재물과 백성과 나라를 다 잃어버린 사람들도 적지 않다지.

 

  

 

 엮은이의 글   

라 퐁텐은 이 우화를, “탐욕은 수익 만을 위해 분투할수록 모든 것을 잃는다”고 해석했다. 현대의 과학자 윤창구 박사는 다음과 같이 비유했다. “과학자와 기술인 특히, 연구생활을 하는 이들은 어딘가 괴팍한 데가 있어서 환경여건이 잘 조성된 속에 어느 만큼 자기하고 싶은대로 내버려 두면 신이 나서 생산적으로 일을 하지만, 이들을 못 살게 굴면 먹이만 없애는 쓸모 없는 짐승으로 화하는 것이다. 

한 번 들볶여 본 거위는 황금알이고 보통알이고 다시는 낳지 않을뿐더러 ‘自律性자율성’이라는 생명까지 잃고 나면 상하기 전에 식탁에 올리는 것이 순서라고 하겠다.” (윤창구 수필집<뱀의 발; 황금의 알>198페이지)

 

윤치호일기

“그러나 우리YMCA가 미국에서 보내주는 인력과 자금 지원을 모두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한, 신흥우의 논리와 행동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는 셈일 뿐이다. 신흥우가 그레그씨를 YMCA 산업부에서 떠나게 한 뒤로는 기계 하나, 돈 1센트도 미국YMCA본부에서 지급되지 않았다. 내쉬 문제는 조선인이 외국인과 일할 때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조선YMCA를 멀리하게 될 것이다.”-1931년2월1일.

 

 

33. 개에게 물린 사람  

 

 

 

 

어떤 사람이 개에게 물린지라.  한 노파가 약방문을 가르쳐 주기를, “떡 한 조각을 물린 데에 문지르고 나서 그 개에게 먹이라” 하여, 그대로 하였더니, 한 친구가 말하기를 “여보게, 그 말은 누구더러도 하지 말게. 사람 물고 떡 먹으면 어느 개가 물지 않겠나?” 하더라.

 

 

 

 

엮은이의 글  

불운이 닥친 사람에게 다가가서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다만 자신이 스스로 그 대책을 발견해야 한다.

“소프트웨어의 위기: 개인은 물론이고 한 국가사회가 위기를 맞았을 때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그 다음 단계의 발전형태를 결정한다. 근래 밖으로부터의 시장개방과 지적소유권 요구의 압력에 대한 우리 산업계의 대응은, 앞으로 한 세대 동안 우리 산업구조와 사회복지에 결정적 영향을 주리라.” (윤창구 수필집<뱀의 발; 199페이지)

 

 윤치호 일기 

“미국공사가 주상께, 다께조에(竹添) 공사와 화해를 주선할 것을 아뢰었다.  묄렌도르프가 중간에서 농간을 부린다. 그는 자신이 조선의 副王이 되려는 속셈 이 있는 듯하다.”- 1884.12.14.

 “영국과 프랑스는 노르웨이를 지원하겠다고 허장성세 할 뿐이다. 파렴치하다. 국제연맹을 통해서 도둑들이 다른 나라를 전리품으로 손을 못 대게 하려는 것뿐이다.”- 1940년4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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