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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읽는 풍운아 윤치호의 <우순소리>(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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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여우와 염소

 

 

하루는 여우와 염소가 동행하다가 목이 마르자, 둘이서 우물에 들어가 물을 먹고 보니 나올 수가 없는지라.

여우가 염소더러, “여보 노형이 우물가를 버티고 서면, 노형의 뿔을 디디고 내가 먼저 나가서 노형을 끌어내리다” 하자, 염소가 곧이 듣고 앞발로 우물가를 버티고 일어서니 여우가 염소의 뿔을 디딛고 나가서 들여다보고 조롱하는 말이, “이 못난 것아, 네 지각이 네 수염 반만해도 내 꾀에 빠지지 않았겠다. 나는 볼일 있어서 가니 천천히 나오너라” 하고 가더라.

 

  

 

 

엮은이의 글 

 

충고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판단하고 들어야 한다는 교훈이며, 침묵하여야 할 때와 조언 해야 할 때를 가릴 줄 아는 지혜가 있다면, 어떤 형태의 유혹이나 불리한 상황도 유리하게 바꿀 수가 있다.

 

“과학의미래: 물리학 분야에서 새로운 소립자素粒子들과 물질구조의 이론들이 세대교체를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우주의 기원과 물질구조의 이해는 우리 자신의 물질적 본색本色을 밝혀줌으로써 우리의 의식구조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우주구조의 이해와 인간의 우주여행 노력에 따라 지구의 유한성과 고유성은 오히려 널리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더욱이 지구 내부에서의 용암의 순환과 지각의 운동이 이해되기 시작한 것과 지각 및 해양에 보존된 유한한 자원의 탐사기술이 각광을 받게 된 것이 시기적으로 일치한 때문에 지구과학에서의 연구활동은 지구주민들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윤창구 수필집 [뱀의발]p.80)

 

윤치호일기 

“한일의정서 에 따르면, 일본은 조선 정부에 내정 개선을 충고할 수 있다. 즉 일본은 조선인의 이익을 위해 조선에 훌륭한 정부를 도입한다는 생색나지 않는 과제를 책임지게 되었다. 지금 일본이 그 분야에서 한 일이 과연 무엇인가? 일본의 충고는 대부분 자국의 이익, 오직 그것만을 위한 것이었다. 즉 조선 전역의 전략상 중요한 지점을 위압적으로 점거하는 것이다.”- 1904년.4월.26일.  

 

“일본이 충고하는 것은 조선엔 해롭고 일본을 이롭게 하는 일뿐이다.”- 1904년4월26일. 

 

“황제뿐아니라 조선인은 모두 훌륭한 정부 없이도 국가가 독립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쇠로 덮인 내 지팡이 끝에서 장미꽃이 활짝 피어나는 모습을 기대 하는 편이 나으리라.”-1905년11월15일      

 

 

25. 곰과 신의 없는 사람

 

 

두 사람이 험한 산 길을 갈 때, 환난상구(患難相救)하기로 약속하고 가더니, 한 산골을 들어서매 별안간 곰이 앞을 막는지라. 

둘 중의 한 사람은 몸이 가벼운 고로 나무 위로 뛰어올라가고, 하나는 미쳐 피할 수 없어 땅에 엎드려 죽은 체하였다. 곰이 엎드린 사람의 냄새를 맡아보더니 과연 죽은 줄 알고 가거늘, 나무 위에 올라갔던 사람이 내려와서 묻되, “여보게, 아까 보니 곰이 자네 귀에 대고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은데 무어라 하더냐?” 하니, 엎드렸던 사람의 대답이, “이담에는 자네 같이 의리 없는 사람과는 동행하지 말라 하데.”

 

  * 환난상구(患難相救):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서로 돕기

 

 

엮은이의 글

정서 면에서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 곰이라고 한다. 단군신화에도 곰의 정령탄생 설화가 있지만, 현대에 와서도 ‘아기곰 푸후’ 등이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우직하면서 지혜로운 사람을 ‘곰 같은이’라 부르고, 그런 사람은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함과 지혜가 있다. 

그 우직함, 강인함, 지혜로움을 간직한 곰이 이 우화에서 인간에 대한 경고를 해주고 있다. 즉, 나에게 위험한 일이 닥쳤을 때 피하는 친구는 믿지 말라. 불행한 일이 닥쳤을 때 친구의 우정을 알아본다!

 

윤치호 일기

“영국과 프랑스는 ‘도둑이야! 도둑이야!’라고 외칠 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어떻게 하려나? “-1939년3월19일

“영국과 프랑스는 노르웨이를 지원하겠다고 허장성세뿐이다. 파렴치하다. 국제연맹을 통해서 도둑들이 다른 나라를 전리품으로 손을 못 대게 할뿐이다.”- 1940년4월11일

“전쟁이 끝나면 영국은 인도에 통치권을 돌려주겠다고 하는데 누가 믿을까? 간디는 이 약속을 믿고 영국을 적극 돕고 있다. 그러나, 영국은 느리고 무기력한 유럽의 중국이다.”- 1940년8월7일

“영국은 청국처럼 대륙세력과 싸울 능력도 없으면서 큰소리를 친다. 영국은 물지는 못하면서 짖기만 한다.- 1896년2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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