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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yoon
새롭게 읽는 풍운아 윤치호의 <우순소리>(4)
knyoon

6.  허욕(虛慾)이 많은 개

 

 

개가 고기 한 덩이를 훔쳐 입에 물고 다리를 건너가다가, 물에 비친 제 그림자를 보고는 다른 개가 고기덩이를 물고 가는 줄 알고 빼앗으려고 짖다가 제 입에 물었던 고기마저 물에 빠쳤더라. 내 입 속에 있는 고기 한 덩이가 물 속에 있는 고기 두 덩이보다 낫다.

 

 

 엮은이의 글 

남의 것을 턱 없이 탐내면 모두 잃는다는 오래 된 격언이다. 물 속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를 제대로 알아차렸더라면, 입에 들어온 먹이마저 사라지고, ‘물에 빠진 강아지 신세’가 되진 않았으리라는 암시를 준다. 

심층분석심리학자인 구스타프 융이 말하는 ‘심혼이 깃든 내 그림자 원형’을 찾기까지는 어렵다고 해도, 평소에 자기 자신의 그림자의 원형을 인식할 줄 아는 내 인격의 개체화 과정이 필요함을 암시해 주는 듯하다.  

      

 윤치호 일기

“절제는 개인이나 국가의 필요한 덕목이다. 장기간 성실한 훈련을 쌓아야 한다.”- 1920년4월25일

“도덕은 ① 이기적이고, ② 변하기 쉬우며, ③ 잘난 체하거나 자만심에 빠지기 쉬울 뿐만 아니라, ④ 침착하지 못하다. 

반면에, 하느님의 영성은 ① 겸허하고, ② 남을 배려하며, ③ 조용하고, ④ 변치 않는다”고, 캔들러박사님이 설교하셨다.”-1892년10월28일

  

7. 강한 놈의 경계(警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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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늑대가 냇가에서 물을 먹다가 배가 고파졌다. 그때 어린 양 한 마리가 아래에서 물을 먹고 있는 것을 보자, 늑대가 트집하며, “이놈아, 나 먹는 물을 네가 감히 흐리느냐”

양 “영감은 내 물 위에서 자시고, 나는 아래에서 먹는데 내가 어찌 흐려놓을 수 있겠소?”

늑대 “작년 봄에 나 못 듣는 데서 네가 욕했지?”

양 “별 트집도 많소. 작년 봄엔 내가 태어나지도 않았소.”

늑대 “그러면 네 형이 욕한 게지.”

양 “그게 무슨 망녕의 소리요 나는 형도 없고 아우도 없소.”

늑대가 할 말이 없어지자 눈을 부릅뜨고 꾸짖었다.

“내가 너희를 보호하고 너희 집안을 보전해준 덕을 모르고 내 말마다 거역하다니, 너의 행복과 부강을 속히 도모하기 위해서라도 너를 먹어야겠다.” 하고 그 양을 먹어 버리더라. 약한 놈은 경계도 없고 공법도 소용이 없다

 

 

 엮은이의 글 

폭군은 항상 자신의 폭정을 변명할 구실을 찾기에 바쁘다는 교훈이다. 따라서 부정한 폭군은 결코 결백한 사람의 사유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조선이 일본이라는 강한 호구의 밥이 될 때, 일본이 이를 정당화하면서 여러 가지 조건을 내놓았지만 결국 먹히고 말았다. 

사악한 인간들이 권력을 잡고 있는 곳에, 결백과 청렴은 반드시 박해를 받는다. 잔혹한 악의가 권력과 결합되어 있는 곳에, 폭정과 부정행위를 행하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다. 

1900년12월에, 윤치호가 외부협판에서 삼화 감리로 좌천되고, <愛民過泰罪(애민과태죄):  -백성을 지나치게 사랑했다는 죄목>으로 봉고파직 (封庫罷職; 왕조시대 어사나 감사가 부정을 저지른 원을 파면하고 관고를 봉하여 직분을 파면시킴)당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윤치호 일기 

“일본은 조선의 왕실이 재빠르게 파멸로 치닫는 일을 조장하고 있는 것 같다. 아울러 일본 대표들은 조선의 제2의 파멸을 기다리며 관망하고 있다.”-1895년8월21일

“내가 일본인을 싫어하는 이유는; 일본이 조선을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수십 년 전에 유럽이 일본에서 농락했던 것과 똑같은 술책을 쓰기 때문이다.” -1895년9월7일

“독일인과 러시아인들이 여순항이나 만주에 대해서 강압적으로 점령한 것은 깡그리 잊은 채, 영국인이 토지를 수탈한다고 야유를 퍼붓는다. 진실은, 모든 민족은 도둑이고 거짓말쟁이고, 그 민족에 대한 비판자는 더 나쁘다는 사실이다.” -1902년 11월22일

“일본이 조선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두 차례 혈전에 대한 보상으로 조선을 병합했다. 우리는 조선이 독립하도록 내버려둘 수도 없고, 내버려두지도 않을 것이다. 조선이 독립을 원한다면 우리와 싸워서 이겨 우리를 내쫓아라. 그때까지 우리는 무력으로 조선을 차지할 것이다.” - 1920년8월14일. 서울

 “폴란드는 세 마리의 늑대들에게 물어뜯긴 양처럼 세 나라로 갈라져 있어서 가엾어 보인다. – 1896년5월18일 러시아황제 대관식에 가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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