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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일반적인 어지럼증의 약 40%는 말초전정기관 이상 때문에 생긴다. 균형장애 및 실신성어지럼증에 해당하는 경우는 25%가량이며, 정신과적 문제는 15%다. 기타 어지럼증이 10%를 차지하며, 뇌경색 등 중추신경계 질환은 10% 정도다.

실제로 어지럼증으로 의사를 찾은 환자들 중 귀의 전정 기능 이상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80% 이상을 차지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어지럼증의 원인에 따른 질환들을 분류하면
 

1-- 말초전정계 질환
-양성 돌발성 체위 현훈(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전정편두통
 

2--중추신경계 질환
-뇌경색
-뇌출혈
-뇌종양

3-- 심혈관계 질환
-기립성 저혈압
-부정맥
-빈혈

4--기타 질환
-심인성
-안과 문제 등이 있다.

 

어지럼증의 증상에 따른 분류

어지럼증을 구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원인에 따라 크게 중추성 신경계 질환과 말초성 전정기관 장애로 구분할 수 있으며, 증상에 따라서는 현훈(회전성 어지럼), 실신(실신성 어지럼), 평형장애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증상에 따라 원인을 분류하였다.

 

1. 현훈(회전성 어지럼)

자신이나 주변이 회전하는 것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 원인은 말초성과 중추성 전정계 질환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말초성은 균형을 유지하는 속귀(달팽이관, 반고리관)와 전정신경에 이상이 생긴 경우이며, 중추성은 대뇌, 소뇌, 뇌간 등에 이상이 있는 경우다.

1) 말초성 전정질환

원인 질환으로 양성돌발성두위현훈(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미로염(내이염), 진주종, 외림프 누공 등이 있다. 급성 회전성 어지럼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대부분의 원인은 말초성 전정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중에서도 양성돌발성두위현훈이 가장 흔한 어지럼의 원인이다. 속귀에 문제가 있을 경우 어지럼 외에도 청력 감소, 이명, 귀의 충만감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전정계란 내이(內耳)에 있는 세 개의 반고리관과 전정신경, 그리고 뇌간(뇌의 일부분)에 있는 전정신경핵을 말한다. 세반고리관과 전정신경을 말초전정계라 하고 전정신경핵을 중추전정계라 한다. 전정계의 구체적인 기능은 바라보는 물체의 초점을 고정하고(전정-안반사), 서 있을 때나 걸을 때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전정-척수반사).

 

그런데 우리가 조깅을 하면서 길거리의 간판의 글씨를 읽을 수 있고 또 어두운 곳에서도 자세유지를 할 수 있는 것은 평소 좌우 귓속에 각각 머리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감수기가 있고 이들이 중추에 전달되는 신호가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아무 불편 없이 운동하고 마음대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것은 귓속의 전정기관이 신체의 평형을 유지하는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인데 전정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어지러울 뿐 아니라 정상적인 자세를 취하지 못하고 비틀거리게 된다.

그런데 중이염이나 내이염 같은 귓병은 물론 비행기 엘리베이터 배를 탈 때 등 전정신경을 자극하는 모든 형태의 병적 변화가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2) 중추성 전정기능 질환

중추성 전정기능 장애로 어지럼이 동반되는 경우는 전정편두통, 소뇌동맥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 뇌기저동맥 폐색, 척추동맥 박리, 후두개저의 종양, 다발성경화증 등이 있다. 특히 소뇌동맥 경색에서는 어지럼과 심한 자세 불안, 난청(청력 저하)이 동반될 수 있다. 어지럼 외에도 만성적으로 평형감각 장애가 있거나 자세가 불안하고 청력 소실이 동반되면, 소뇌동맥의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물체가 겹쳐서 보이는 시야 이상 증상이나 한쪽의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경우에는 중추성 원인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2. 실신성 어지럼증

환자는 정신을 잃을 것 같은 느낌, 아득해지는 느낌을 호소한다. 뇌혈류가 감소하여 급격하게, 짧은 시간 의식 소실이 동반된 실신이 발생하지만,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된다.

 

원인으로는 부교감신경이 증가하여 맥박이 느려지고(서맥), 교감신경이 억제되어 혈관이 확장되어 뇌혈류가 감소하는 미주신경 실신, 자율신경반사 장애로 인해 갑자기 일어서는 경우에 혈압이 낮아지는 기립성 저혈압이 있다. 심장에 의한 원인으로는 부정맥, 심장 구조 이상, 심장 박출량의 감소 등이 있다. 뇌혈류와는 관계없는 저혈당에서도 드물게 실신이 발생할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은 누운 상태나 쪼그려 앉은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났을 때, 하지(다리)와 내장으로부터 심장 내로 들어오는 혈액의 양이 줄어들어 심장에서 다시 뇌로 보내지는 혈액의 양 또한 감소하여 생기는 어지럼이다. 우리 몸의 교감 신경계가 자세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하여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유를 알 수 없이 반복적으로 실신하는 경우 심인성 실신을 고려해야 한다. 의식 소실 전에 아득해지는 느낌, 의식을 잃을 것 같은 어지럼, 현기증, 시각이상, 청각이상 등과 같은 전조증상이 흔히 동반된다. 심인성 실신의 원인은 과호흡 증후군이 제일 흔하며, 불안, 우울, 신경성, 히스테리 등의 감정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식전 저혈당의 증상으로 실신(현기증)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빈혈이 있는 경우 운동 후 실신(현기증)이 발생할 수 있다. 머릿속이 도는 느낌, 흔들림, 아득한 느낌, 몸이 뜨는 느낌, 몸에서 분리되는 느낌,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등 비현실적인 느낌을 호소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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