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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im
아마추어와 프로- 월드시리즈 5차전을 보고
jakim


정말 어처구니없이 끝났다. 지난주 월드시리즈 5차전은 마치 프로와 아마추어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즈, 세기의 스타 쇼헤이 오타니와 아론 져지, LA 다저스가 아무리 강호라고 해도 미국 프로야구의 대명사는 뉴욕 양키즈다. 그런데 그들은 아마추어도 잘 하지 않는 실수로 다 이긴 게임을 말아먹고 말았다.
필자도 야구를 무척 좋아했었고, 80년대 동포사회에는 OB 소프트볼 리그가 있었다. 운동은 하고 싶은데 받아주는 팀이 없어 몇 명이 팀을 만들어 출전한 적도 있었다. 팀의 유니폼을 양키즈와 같이 줄무늬 유니폼으로 맞추었다. 그리고 10여 년 전, 아는 후배가 야구협회장을 할 때 자문위원을 맡아 달라고 해서 맡은 적이 있었다. ‘김재기 부동산’ 어린이야구단을 창단해 한 1년 정도 하다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지속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다 야구에 소홀하게 됐고, 이제 다시 야구에 취미를 가져볼까 하는 생각이었다.

 

어쨌거나, 올해는 뭐니뭐니해도 오타니 쇼헤이의 50-50달성으로 야구계가 바짝 달아올랐고, 아론
져지 또한 아메리칸리그의 홈런왕으로, 이들의 대결에서 여러 가지 재미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두 번째 게임부터 TV 앞에 앉았다. 2차전 게임은 LA에서 열린 일방적인 LA 의 승리였다. 업치락뒤치락 하며, 베이스를 훔치고 상대편의 빈틈을 파고드는 뭐 이런 재미 요소는 모두 삭제된 그래서 괜히 잠도 못 자고 이걸 보았나 하는 생각이었다. 
뉴욕에서 열린 세 번째 게임도 LA 의 일방적인 우세로 끝나 뉴욕으로써는 이제 세 게임을 연속으로 졌으니 한 게임만 더 지면 그냥 떨어지는 판국이었다. 4차전 게임은 LA 의 투수진이 부족해 포기한 경기로 뉴욕이 가져왔다는 데 나는 게임 도중 잠에 골아 떨어졌다.

 

그래도 뉴욕이 1승을 챙겼으니 다섯 번째 게임을 보기로 하고 TV 앞에 앉았다.
시작하자마자 홈런 세 방으로 5대 0으로 달아나는 뉴욕, 속으로 ‘그러면 그렇지 그래도 양키즈인데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거다’라고 생각했다. 야구는 확률게임이다. 월드시리즈 역사상 첫 3게임을 연속으로 진 팀이 2게임을 내리 이겨서 6번째 게임까지 간 적이 없단다. 그러면 뉴욕이 질 확률이 100%다. 
그런데 양키즈의 투수 게릿 콜은 자기팀 타자들이 4점 이상 득점을 해주면 이기는 확률이 98% 라고 한다. 지금 100% 의 확률과 98%의 확률이 대척점에 서 있고 과연 어느 것이 맞을까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러니까 다저스가 이길 확률이 100%, 뉴욕이 이길 확률이 98%. 나는 양키즈를 응원했다. Game 6, 7을 보기 위해서.
4회 초 아론 져지가 거의 홈런이 될 뻔한, 최소 2루타는 확실한 타구를 높이 점프해 펜스에 부딪히면서 받아내는 멋진 플레이로 온 야구장이 난리가 났다. 우리 인간은 바로 한치 앞도 못보니까.
이제 어처구니 없는 5회로 가보자.
5회 초 평범한 플라이볼을 져지가 놓쳐버린 것이다. 이런 실수는 아마추어도 잘 하지 않는다. 바로 전 회의 그 멋진 점프를 지워버리는 큰 실수였고, 다음 장면은 타자가 친 땅볼을 잡은 유격수가 3루 송구를 땅바닥으로 던져 무사 만루가 되었다. 그리고 양키즈 투수의 멋진 투구로 투 스트라이크 아웃이 됐다.
큰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2사 만루에서 타자가 친 땅볼을 1루수가 잡았는데 투수가 베이스커버를 하지 않아 점수를 주었고, 바로 2루타 두 방을 맞아 순식간에 동점을 내줬다. 단 한 회에 실수를 3개나 해버린 것이다. 한 게임에 에러가 3개면 많은 것인데 한 회에 3개나 해 버렸으니, 어렵게 얻은 5점을 바로 헌납했다.

 

뒤에 나온 양키즈 투수는 타자를 상대하지 않고 주자 신경을 쓰다 몇 개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기도 했고, 주자에게 견제구는 두 개 밖에 못 던지는데 3개를 던져 1루 주자에게 2루를 허용하는 등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계속 저질렀다. 아마추어인 내가 봤을 때 쓸데 없는 실수 다섯 개로 다 이겨놓은 게임을 말아먹었다. 100%의 확률이 98%의 확률을 눌렀다. 양키즈는 아마추어처럼 행동했고, 다저스는 진정 프로다운 면모를 보여준 게임이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잘 나가다가 사소한 실수 하나로 힘들게 이룬 것을 날리기도 한다. 조금만 정신을 바짝 차렸으면 손쉽게 지나갈 일을 어렵게 만들고 꼬이기도 한다. 조그만 더 전력 질주 했더라면, 눈을 크게 뜨고 집중했더라면 LA 에서의 6번째 게임을 재미있게 볼 수 있었을 텐데…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더 눈을 크게 뜨고, 더 열심히 마무리를 해야겠다. 
그나저나 이제는 뭘로 소일할거나. 서서히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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