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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yjeong
이사는 손 없는 날에
frankyjeong

 

‘손 없는 날’이란 말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예로부터 이사를 갈 때면 손 없는 날에 이사를 가야 한다고 들어서 ‘손 없는 날’의 뜻을 손해가 없는 날인지, 도움이 없는 날인지 그 뜻을 잘 모르고 무심코 말하곤 했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여기서의 손이란 한자로 ‘덜 손(損)’으로 옛날 나라에 세금으로 바쳐야 할 물건을 검사하는 세관원이 물건을 이리저리 만져보고 두드려 보고 하면서 물건이 상하거나 줄어든다는 의미의 글자이다. 손해를 본다는 의미로, ‘손 없는 날’이란 손해를 보지 않는 날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다른 의미로는 ‘손’은 ‘손님’이란 뜻이며, 사람들에게 해코지를 하는 뜻밖의 손님인 귀신을 의미하기도 하고, 주역으로 볼 때는 팔괘 중 바람과 출입을 상징하는 다섯 번째 괘인 손괘에서 유래하였다는 해석도 있다.

이처럼 손 없는 날에 이사를 가야 한다는 것은 언뜻 미신적인 냄새가 나는데, 한국에선 지금까지도 의례히 이사, 개업, 집수리, 장 담그기, 묏자리 이장하기 또는 혼사 등 택일에 꼭 손 없는 날을 따진다.

 

그래서일까, 사실 필자도 손 없는 날에 맞추어 클로징을 할 때면 손님들에게 실제 클로징날 이사를 하는지 아니면 그 후에 이사를 하는지 듣고 될 수 있으면 손 없는 날이나 손이 없는 방향으로 이사 날짜를 정해준다.

그런데 손 없는 날을 왜 따져야 할까?

부동산 중개인이 된지 어느덧 17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신입 중개인 때의 그 기억이 생생하다. 손님께서 불쑥 물어오신 “손 없는 날이 언제죠?” 필자는 “이곳 캐나다에서도 손 없는 날을 따지시나요?” 라면서 순간 놀라고 당황해서 되물었던 일이 있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귀신이 음력의 날짜에 따라 8방위로 다니면서 사람의 이동이나 활동을 방해하고 해코지를 한다고 믿어 왔다. 이는 음양오행설과 팔방위에 따른 상호작용하는 기운, 즉 에너지가 방위에 따라 득이 되고 반대로 해가 되는 원리로 인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모든 사람에 100%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기운의 상호작용에 따른 것으로, 음력으로 1로 끝나는 날은 동쪽에 손이 들어오고, 2로 끝나는 날은 동남쪽에, 3으로 끝나는 날은 남쪽에, 4로 끝나는 날은 서남쪽에, 5로 끝나는 날은 서쪽에, 6으로 끝나는 날은 북서쪽에, 7로 끝나는 날엔 북쪽에, 8로 끝나는 날은 북동쪽으로 손이 들어온다고 하여 피하게 되었다.

 

그런데 9와 0으로 끝나는 날은 귀신이 갈 곳이 없어 돌아다니지 않아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못하니 길한 날이라 여기고 이 날들을 손이 없는 날이라 부르고 이사나 개업 등의 큰일이나 행사를 음력으로 9와 0으로 끝나는 날짜로 잡아 길하게 치를 수 있도록 신경을 썼던 것이다.

그래서 본인을 중심으로 이사를 하는 쪽의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 경우 손(損)이 있는 불길한 날로 상충되는 에너지의 영향으로 좋지 않은 일이 생길 확률이 크기에, 굳이 손이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질 않았던 것이다. 굳이 귀신이나 악귀라고 부르는 것은 의인화하여 무서움과 두려움을 더해 피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하여 방향성이 있는 움직임이 동반되는 행사에는 손이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피해야 길하고 이동이나 방향성이 없는 행사에서는 아예 손이 아무 방향에도 없는 9일과 0일로 끝나는 날 행사를 치르는 것이 길하다고 본다.

 

 

필자가 올려놓은 손 있는 계산표를 참고하여 손이 아예 없거나 손이 있는 방향을 피하여 이사를 가는 움직임과 겹치지 않도록 길일을 정하여 행사를 치른다면 미신이라 여기는 독자분들이라 할 지라도 심리적으로도 큰 안정감을 주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요지경이라 했던가?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또 이로 인해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것을 나름대로 잘 이용하여 성공하고 반대로 실패하였는지를 보아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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