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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께 범죄 하는 인간 다윗 -
                                                          

 

“그 해가 돌아와 왕들이 출전할 때가 되매 다윗이 요압과 그에게 있는 그의 부하들과 온 이스라엘 군대를 보내니 그들이 암몬 자손을 멸하고 랍바를 에워 샀고 다윗은 예루살렘에 있더라. 저녁때에 다윗이 그의 침상에서 일어나 왕궁 옥상에서 거닐다가 그 곳에서 보니 한 여인이 목욕을 하는데 심히 아름다워 보이는지라. 다윗이 사람을 보내 그 여인을 알아보게 하였더니 그가 아뢰되 ‘그는 엘리암의 딸이요 헷 사람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가 아니니이까?’ 하니, 다윗이 전령을 보내어 그 여지를 자기에게 데려오게 하고 그 여자가 그 부정함을 깨끗하게 하였음으로 더불어 동침하매 그 여자가 자기 집으로 돌아가니라. 그 여인이 임신하매 사람을 보내 다윗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가 임신하였나이다‘ 하니라.(삼하 11:1-5)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당한 사람으로서 이스라엘의 최대의 성군이었다. 그러나 그 역시 죄 앞에 무력한 인간이었기에 이생의 정욕 앞에 무릎 꿇는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이 어처구니없는 사건은 이스라엘이 암몬을 쳐서 멸하고, 랍바를 포위하고 혈전을 벌릴 때 일어났다. 그 전투의 지휘관은 요압 장군이었다. 그때 예루살렘에 남아있던 다윗은 해질 무렵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왕궁 옥상에 올라가 거닐다가 한 여인이 목욕하는 광경을 목도하게 된다. 그녀의 관능적인 미에 현혹된 다윗이 사람을 불러 알아보니 그녀는 그가 아끼는 장수 중의 하나인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였다. 

다윗은 즉시 그녀를 불러오게 하여 그녀와 동침했다. 얼마 후에 그녀가 임신했음을 알게 된 다윗은 랍비성에서 싸우는 우리아를 예루살렘으로 소환했다. 그리고는 랍비성 전투상황에 대해 물어본 후 집에 가서 쉬라고 말한다.  우리아가 밧세바와 동침하여 그녀의 뱃속의 아이가 그들 사이의 것인 것처럼 하여 자기가 그녀를 범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우리아는 그 날 밤 집에 가지 않고 궁정 문 앞에서 경비병들과 함께 지냈다. 

다음 날 다윗이 어째서 그랬느냐고 묻자 우리아는 그의 상관 요압 장군과 그의 동료 병사들이 랍비성 밖에 진을 치고 적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만 집에서 아내와 편히 잘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다윗이 믿고 아끼는 장수다운 답변이었다. 그날 저녁 다윗은 우리아를 취하게 했지만 그 밤도 우리아는 아내에게 가는 대신 궁정 정문의 경비실에서 잤다. 우리아를 죽이려는 첫 번째 계획이 실패하자 다윗은 싸움터로 돌아가는 우리아 편에 사령관 요압에게 편지를 보낸다. 가장 치열한 격전지에 우리아를 투입시키고 다른 병력을 후퇴시켜 그가 죽도록 하라는 내용이었다. 요압은 지령대로 행했고, 그 결과 충신 우리아는 그 전투에서 전사한다. 그 소식을 들은 다윗은 전령에게 “전쟁에서 칼은 이 사람도, 저 사람도 죽이는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더욱 힘써 싸워 랍바를 함락시키라“고 요압에게 전하라고 말한다.

다윗이 우리아를 예루살렘으로 부른 목적은 그와 밧세바가 동침하여 자기가 임신시킨 아이를 그들의 것인 것처럼 만들어 그가 범한 간음죄를 은폐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요압에게 우리아를 적에게 맞아 죽도록 하라는 밀령을 내린 것은 우리아가 전사하면 밧세바는 과부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다고 사료된다. 그렇게 되면 과부인 밧세바를 당당하게 아내로 삼을 수 있다고 다윗이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다윗이 한 일은 왕권을 남용한 치밀하면서도 악랄한 살인행위가 아닐 수 없었다.
 
이 같은 다윗의 범죄는 십계명 중 살인과 간음과 이웃의 아내를 탐한 세 가지를 범한 것이다. 이처럼 엄청난 죄를 범하고도 다윗은 전혀 후회하지도 않았고,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은 채 과부가 된 밧세바를 아내로 맞아드린다. 어진 임금의 모습은 찾아볼 수도 없이 정욕의 포로가 된 한 철면피한 인간으로 변한 다윗의 모습을 보며 죄의 힘이 얼마나 크고 무서운 가를 느끼게 된다. 이 같이 추하고, 부끄럽고, 비참한 죄의 포로가 된 것은 다윗만은 아니었다. 다윗의 군대장관 요압도 그가 살인죄를 저지르는 공범자의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이 죄는 범한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까지 타락시킨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충직한 부하 장수 우리아의 아내를 빼앗고 그를 죽이는 무서운 죄악을 범하고도 밧세바가 아이를 낳기까지 일 년이란 세월이 지나도록 회개하기는커녕 하나님이 누구신지 모르는 것처럼 지내는 다윗에게 하나님은 선지자 나단을 보내시어 한 비유를 들려주신다. 어느 부자가 아주 가난한 사람의 전 재산인 암양 새끼를 빼앗아 찾아온 손님을 대접했다. 자기에게 많은 양과 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사람이 심히 사랑하고 아끼는 양 새끼를 강제로 빼앗아 손님을 위한 잔치를 베푼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다윗은 ‘그런 짓을 한 사람은 죽어 마땅하다. 부자는 가난한 사람을 불쌍히 여겨야 했건만 오히려 그런 짓을 했으니 그 새끼 양의 4배를 배상해 주어야 마땅하다.“(삼하 12:5-6)며 격분한다.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자신의 눈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고”(마7:3) 분노하는 다윗을 향해 나단은 “왕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삼하 12:7)이라 말한다. 그리고는 계속하여 “나는 너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고, 너를 사울의 손에서 구해주며 네게 필요한 모든 것을 주었는데, 너는 어째서 나의 법도를 무시하고 이런 끔직한 일을 행했느냐? 너는 우리아의 아내를 빼앗고 그를 죽이기까지 했으니 칼이 네 집에서 영영 떠나지 않을 것이다”(삼하 12:10)라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준다. 

나단의 말을 듣는 순간 다윗은 그가 얼마나 추하고 부끄럽고 중한 죄악을 범했는가를 깨달으며 통곡했을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주님을 배반할지라도 그만은 예수님을 끝까지 떠나지 않겠노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오늘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눅 22:34)하 하신 예수님의 말씀대로 세 번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말한 후 예수님과 마주치자 소리 내어 울어버린 베드로처럼 말이다.

다윗은 진정 하나님의 품으로 되돌아 왔다. 그리고는 아버지를 떠나갔던 탕자가 제 정신이 들어 집으로 돌아와 그를 얼싸안고 입 맞추는 아버지께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어 이젠 아버지의 아들이라 할 자격도 없습니다”(눅 15:21)한 것처럼 말이다. 다윗의 회개가 참된 것이었음은 그 후 그가 하나님의 백성들을 어떻게 다스렸나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시편 150편 중 73편이 다윗의 것이며, 그 중에서도 7편의 참회시(6, 25, 32, 38, 51, 130, 151)에는 그가 어떻게 회개했으며, 어떤 결의로 하나님을 섬기며 그의 백성들을 다스렸는지가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다. 특별히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 주의 구원의 즐거움을 내게 회복시켜 주시고 네게 자원하는 심령을 주사 나를 붙드소서”(시 51:11-12)는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 모두의 기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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