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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 4월15일 새벽 2시 20분, 대서양 한복판에서 세계 항해역사에 길이 남을 해난사고가 일어났다. 타이타닉호의 침몰이다.

타이타닉호는 5만2,310톤으로 길이가 축구장의 두 배가 넘는 269m나 되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크고 호화스런 여객선이었다. 해상 전문가들은 최신 장비와 시설을 갖춘 이 배는 어떤 상황에서도 침몰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도 침몰시킬 수 없는 배”라고 타이타닉호의 안전을 장담했다. 

그러나 타이타닉호는 그 처녀항해에서 빙산과 충돌했고, 불과 2시간반 만에 깊은 대서양 가운데 가라앉고 말았다. 하나님도 어쩔 수 없다던 세계 최대의 여객선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우주만물 중 먼지 만도 못한 빙산에 부딪쳐서 1,600여 명의 생명과 함께 깊은 바다 속으로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 믿기 힘든 사건이 일어나기 1,900여 년 전, 갈릴리 호수를 힘들게 건너가는 한 척의 작은 고깃배가 있었다. 그 배는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이 탄 초라한 목선이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시고, 병든 자를 고치시며, 천국복음을 전파하시느라 심신이 지치신 예수님은 배 안에서 잠들어 계셨고, 피곤한 제자들은 거센 물결과 싸워가며 갈릴리 호수 위를 힘겹게 노 저어 가고 있었다. 갑자기 사나운 광풍이 일어나며 거센 물결이 배에 부딪쳐 왔다. 순식간에 배 안에 물이 가득 차서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겁에 질린 제자들이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선생님, 폭풍우가 몰아칩니다. 배가 뒤집히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 죽게 되었습니다. 이럴 때 주무시고 계시다니 말이 됩니까? 우리를 이 위기에서 구해주셔야 되겠습니다.” 
천천히 일어나신 예수님은 미친 듯 날뛰는 물결을 향해 “잠잠 하라”고 명령하셨다. 제자들은 성난 폭풍우를 꾸짖으시는 예수님을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풍랑은 언제 일어났느냐는 듯 잠잠해졌다. 성난 사자같이 울부짖던 거센 물결이 순식간에 순한 양처럼 되어 넘실대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모두 험한 풍랑이 이는 대양을 건너가는 순례자들이다. 때문에 수평선 저 너머 있는 희망의 언덕에 도달할 때까지 쉬지 않고 노를 저어 가야만 한다. 계속하여 몰려드는 높고 거친 파도를 타고 넘으면서. 
아무도 인생이란 항해 도중에 침몰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앞을 다투어 타이타닉호처럼 크고 안전하고 튼튼한 배를 타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돈과 명예와 권력을 획득하는 것이 그 배에 승선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그들은 잊고 있다. 타이타닉호의 비참한 최후를. 그리고 인간이 건조한 어떤 대형 선박도 우리의 인생 항해를 위협하는 폭풍우를 뚫고 안전한 항해를 계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생의 풍랑은 대서양의 파도보다, 갈릴리 호수의 물결보다 더 높고 거세기만 하기 때문이다. 고난과 슬픔이라는 파도가 소리치며 달려드는가 하면, 유혹이라는 폭풍우가 몰아치기도 한다. 예기치 못한 시련과 역경의 폭우가 쏟아지기도 하고, 산처럼 높은 좌절과 낭패의 물결이 우리가 탄 배를 후려치기도 한다. 그러니 우리를 태운 배가 아무리 크고 견고한들 이 같은 인생의 높고 사나운 파도를 헤치며 우리가 가고자 하는 건너편 해안에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겠는가?

무서운 인생의 풍랑을 이겨내고, 우리들이 사모하는 영원한 낙원에 도달할 수 있는 비결은 타이타닉호에 승선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타고 있는 작은 배에 함께 타고 계신 예수님을 깨우는 것이다. 산더미 같은 파도로 인해 낙엽처럼 흔들리는 우리의 초라한 배에 예수께서 타고 계심은 몰아치는 폭풍우 속에 침몰해 가는 우리 배를 구원하시기 위함이시다. 선미에 누워 계신 예수님이 곤히 잠들어 계시다고 우리들이 처한 위험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큰 잘못은 없다. 그 분은 입 벌리고 달려드는 성난 물결과 겁에 질려 어쩔 줄 모르는 우리들의 모습을 바라보시며 안타까워하고 계신다. 곤히 잠든 그를 깨워 “주님, 이 환난에서 우리를 구원해 주십시오”라고 간구하기를 기다리고 계신 것이다. 

더 이상 우리들의 연약하고 미약한 힘과 능력으로 인생의 높고 거친 파도를 타고 넘으려고 하지 말자. 더 이상 겁에 질려 갈팡질팡 하지도 말자. 큰 배로 옮겨 타려는 어리석은 시도도 하지 말자. 그리고 우리와 함께 계신 인생항해의 선장 예수님께 아뢰자. 우리가 탄 작은 배가 인생의 풍랑으로 침몰해 가고 있다고. 그러면 예수께서는 “풍랑아, 잠잠하라” 명령하실 것이고, 인생의 풍랑은 잠잠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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