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혈 순환을 증진시키거나 어혈 제거
낮 길이가 짧아진 10월부터 토론토 곳곳에서 교통사고가 빈발하고 있어 경찰이 보행자와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보행자 교통사고는 1년 중 10월부터 12월말 사이에 많이 나는데 이는 낮 시간이 짧아지면서 새벽과 초저녁이 상대적으로 어둡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교통사고 중에서 자동차 대 자동차 사고는 여름철에 가장 빈번한데 이는 자동차 운행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쨌든 교통사고는 산업화 사회에서 늘어난 자동차 보급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다쳐서 전 세계적으로 공중보건문제의 하나로 보고 있다.
교통사고의 발생 원인은 운전자나 보행자에 의한 원인, 환경적인 원인, 차량자체 원인으로 나뉘어지지만 대부분 복합적인 원인에 의하여 발생한다. 또한 교통사고라 함은 교통기관과 관련된 사고로 주로 자동차를 연상하지만 선박.항공기.철도 등을 포함하기도 한다.
이미 19세기부터 마차에 깔리거나 치어서 죽은 사고가 거론되었던 것을 보면 교통사고가 그 당시에도 사회문제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퀴리 부인의 남편이자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피에르 퀴리도 1906년 음주를 한 마부의 마차 바퀴에 깔려 죽었다고 한다.
자동차 대 자동차의 사고에서도 사람이 다칠 수 있지만 사람이 가장 크게 다치는 경우는 사람(자전거 포함)과 자동차의 사고이다. 사람과 자동차 사고는 자동차의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교통사고 후유증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교통사고는 자동차 대 자동차의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며, 사고에 대한 분쟁도 많고, 탑승객 모두 사고 대상이 되므로 사상자가 많이 발생한다.
최근 날씨가 차가워지면서 교통사고 후유증이 더 심해지거나 새롭게 나타나 한의원에 내방하는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X-ray, MRI 등 서양의학의 진단기기 및 이학적 검사상 정상이지만 통증 등 자각증상이 남아있는 특징이 있다. 이를 교통사고 후유증이라고 말하는데 교통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제반 증상이 일정기간 지나도 소실되지 않고 남아 있는 임상 증상을 총괄하여 말하는 것이다. 늘어나는 교통사고에 비례하여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 환자가 늘어가면서 이들의 후유증 관리가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교통사고가 났어도 팔다리가 부러지거나 의식을 잃거나 출혈이 심하게 일어나는 등 큰 사고가 아닌 교통사고 환자들은 서양의학의 정형외과적인 간단한 검사 후 일상으로 복귀하게 된다.
그러나 교통사고 후 짧게는 3-4일에서 길게는 수개월 지나고 나서야 크고 작은 후유증이 나타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교통사고를 당한 뒤에는 사소한 신체 변화에 대해서도 관심 있게 살펴 보아야 한다.
교통사고로 일어날 수 있는 교통사고 후유증(traffic accident victims)은 다양하다.
*경추 인대와 근골격 손상이 가장 흔한 후유증이다. 사람의 머리 무게는 평균적으로 6.5kg 정도이며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머리를 지탱하고 있는 경추 즉 목뼈가 앞뒤로 심하게 흔들리게 되어 목 주변의 인대와 근육이 손상되기도 한다. 이로 인하여 두통이나 목 주변의 통증.목의 움직임에 대한 제한이 있을 수 있으며, 팔의 저림이나 허리 통증.구역질.현기증 등이 발생한다.
*뇌진탕 후 증후군으로 MRI를 찍어도 잘 확인되지 않는다. 교통사고시 머리에 충격이 가해지면 뇌가 주위 조직에서 순간적으로 떨어졌다 붙게 된다. 이때 신경 손상을 입기 쉬우므로 두통.어지럼증.이명.청력 및 시력의 감퇴가 올 수 있다. 또한 과민.불안.우울.기억장애.인지장애 등 정신과적 증상도 발생할 수 있다.
*지연성 두개내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사고 당시 뇌의 외부 손상 없이 내부조직만 손상(뇌출혈) 되었다가 사고 후 얼마간의 시간이 경과한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 대개 사고 후 3-7일 후부터 두통이 점점 심해지고, 구토 증상이 있으면 이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
*요추부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교통사고시 받은 강한 충격은 요추(허리뼈)에 영향을 주어 심한 경우에는 골반이 뒤틀리고 장기적으로 추간판탈출증이나 만성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척추의 동맥이 수축되어 후경부 교감신경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초기 진단에는 잘 나타나지 않으나 두통.현기증.이명.눈의 피로 등의 증상이 보이면 목 뒤쪽 교감신경의 이상을 확인해 보아야 한다.
*턱 관절과 이를 지탱하는 부위에 일시적인 이탈 현상인 치아스트레스 증후군이나 턱관절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교통사고로 턱관절의 위치에 변화가 생기면서 치아나 턱이 제대로 맞물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위와 같은 교통사고 후유증 중에서도 흔한 증상은 단순 타박.둔상으로 인한 수주간 지속되는 통증이나 휘플래쉬증후군(채찍질손상) 등을 들 수 있다. 휘플래쉬증후군은 미국 외과의사가 1944년 처음으로 주장한 것으로 경추의 염좌증후군을 말한다.
이는 정차해 있는 차를 뒤에서 다른 차가 갑자기 추돌했을 때 볼 수 있는 것으로 순간적으로 목이 뒤로 과신전 되면서 경추 및 경추 주변 인대 또는 경수신경에 충격이 가해지며 발생된다. 자각증상은 처음에는 가볍다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신경근 자극 증세 등이 뒤늦게 나타나는 수도 있다.
때에 따라서는 교통사고가 난 뒤 수년이 지나고서 몸이 애매하게 아프지만 신경은 무지하게 거슬리는 등 후유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MRI나 CT 등의 검사에는 ‘이상없음’으로 판독되는 경우가 많으며 설령 ‘이상있음’으로 판독 되더라도 교통사고로 인한 증상이라고 증명하기도 어렵다.
이에 따라 한국의 경우 일반병원에서 보다는 한의원에서 교통사고 후유증을 많이 치료하고 있다. 환자들도 한방의료보험을 이용하여 후유증을 치료받고 있으며, 한의업계에서도 이와 관련한 임상연구 등을 많이 발표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서양의학 관점에서 질병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교통사고 후유증의 여러 증상들을 축혈(蓄血).어혈(瘀血) 등으로 다루어 이들의 기혈 순환을 증진시키거나 어혈을 제거하는 개념으로 치료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캐나다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교통사고 후 나타나는 각종 증상을 치료하기 위하여 패밀리 닥터 등을 통한 치료를 시도하지만 CT 등의 촬영시 이상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거부 당하거나 오히려 우울증과 같은 정신병자 취급을 받기도 한다.
더 이상 신체적인 증상이나 몸의 이상을 감내하기 어려운 분들은 한의원을 찾아 침뜸치료를 받는 것이 현실이다. 오래된 자료이기는 하지만 과거 대한침구학회지에 실린 ”교통사고 후유증관리에 관한 한의학적 임상 고찰”에 의하면 병증으로는 두경부 염좌가 28.5% ,주증상으로는 경항통이 29.3%로 높게 나타났다. (다음 호에 계속)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