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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ellu
나뭇잎 치마와 가죽옷
allellu

 

처음으로 눈이 밝아진 사람들이 있었다. 아담과 하와다. 그들이 에덴에서 살고 있을 때, 뱀이 찾아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 대해 물었다.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

여기서 ‘모든’이란 단어는 선악과 나무에 관한 이야기로 끌고 가기 위한 사탄의 교묘한 ‘빌드업’이었다.

 

하와는 “동산 나무의 열매를 우리가 먹을 수 있으나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셨느니라”고 답했다. 구약성경 창세기 3장 초반부의 이야기다.

 

하지만 하와의 대답은 정확하지 않았다. 앞서 2장에서 여호와께서는 분명히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악마는 여자에게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고 꼬드겼다.

 

결국 하와와 아담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먹었다. 선악과를 먹었을 때, 악마의 말처럼 효과가 바로 나타났다. 눈이 밝아진 것이다.

 

정리하면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으면 반드시 죽는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악마는 “죽지 않는다. 오히려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고, 선악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 나무의 열매를 먹으면, 선악을 알게 되는 것은 맞다. 다만 악마는 선악을 아는 것이 반드시 죽음으로 귀결될 것이란 점은 교묘하게 감췄다.

 

 

선악과를 먹은 아담과 하와의 눈이 밝아진 뒤 가장 먼저 알아차린 것은 자신들이 벗었다는 사실이었다. 선악과를 먹기 전에도 그들은 똑같이 벗고 있었음에도 그것이 수치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나, 먹은 후에는 무화과나뭇잎을 엮어 옷을 만들어 입었다. 눈이 밝아져 자신의 상태를 보고, 스스로 선과 악을 판단해, 수치를 피하려는, 즉 악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중요해지는 문제는 왜 선악을 아는 것이 죽음의 문제와 연결되는가 하는 데 모아진다. 그 이유는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는’이라는 구절에 숨어 있다.

선악 판단의 주체는 오로지 여호와 하나님께 속한 영역이다. 그럼에도 하와와 아담은 “선악을 아는”, “하나님처럼 되는” 탐욕적 선택을 했다.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을 추구한 것이며, 흙으로 만들어진 인간이, 경계를 넘어 창조주의 자리를 탐낸 것이다.

 

타락 이전의 모습을 보면 벗었으나 수치스럽지 않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모양이다. 그러나 스스로 판단을 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하나님처럼 되려는 시도 때문에 나타난 병적 증상이다.

 

아담과 하와 속에는 모든 인류가 담겨 있다.

모든 사람은 언제나 선과 악, 잘잘못을 따지고 평가한다. 하루 종일 입으로 떠들어댄 말이나, 머릿속을 맴돌았던 생각을 가만히 정리해 보면 알 수 있다. 그 평가의 기준은 또 자기 자신이다. 하나님처럼 되고 싶은 것이다. 아니, 하나님마저도 인간 자신의 잣대를 들이대 평가하려 한다.

 

예외가 있다. 육신을 입고 태어난 존재 가운데 유일한 분, 자신의 판단과 생각을 내려놓은 유일한 존재는 그리스도 예수뿐이다.

 

요한복음 5장에서 예수께서는 “내가 아무 것도 스스로 할 수 없노라 듣는 대로 심판하노니 나는 나의 뜻대로 하려 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이의 뜻대로 하려 하므로 내 심판은 의로우니라”(30절)라고 말씀하셨다.

 

요한복음 12장49절에서는 “내가 내 자의로 말한 것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내가 말할 것과 이를 것을 친히 명령하여 주셨으니”라고 하셨다.

 

바울은 이 이야기를 빌립보서에서 다시 설명한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2장5~8절).

 

하나님이신 예수께서 사람으로 태어나셔서 ‘하나님처럼’ 되기를 포기하시고, 죄인의 모습으로 죽기까지 복종하신 것, 그것이 십자가다. 성경은 첫 머리부터 십자가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아담과 하와의 속성을 그대로 이어받은 인간의 대표로, 유대인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항상 사람들을, 심지어 하나님이신 예수를 저울대에 올렸다.

 

이들에 대해 예수께서는 “너희는 너희 아비 마귀에게서 났으니 너희 아비의 욕심대로 너희도 행하고자 하느니라 그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요 진리가 그 속에 없으므로 진리에 서지 못하고 거짓을 말할 때마다 제 것으로 말하나니 이는 그가 거짓말쟁이요 거짓의 아비가 되었음이라”(요한복음 8장44절) 라고 하셨다. 창세기 3장의 에피소드를 풀어 설명하고 계신 것이다.

 

 

이제 눈이 밝아진 인간, 선악 판단을 내리는 인간은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반드시 죽어야 한다.

 

그럼에도 여호와께서는 아담과 하와가 입고 있던 무화과나무 잎으로 만든 치마를 벗기시고, 가죽 옷을 지어 입히셨다. 그들이 수치를 가리기 위해 직접 만들어 입었던 나뭇잎 치마 대신 짐승의 가죽 옷을 여호와께서 만들어 입히신 것이다. 인간들이 자신의 선악지식을 동원해 만들어 입은 나뭇잎 치마는 수치를 가리는데 아무런 효용이 없었다. 유일한 해결책은 반드시 죽어야 하는 아담과 하와의 자리에서 어떤 짐승이 대신 죽는 것이다. 짐승의 무고한 죽음이 그들의 수치를 가려줄 가죽을 남겼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창세 전에 짜 놓으신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시간의 역사는 아담과 하와를 시작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십자가’ 만을 증거한다.

선악과 사건 이후 여호와께서 선포하신 뱀을 향한 저주에도 그것이 들어 있다.

“여호와 하나님이 뱀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렇게 하였으니 네가 모든 가축과 들의 모든 짐승보다 더욱 저주를 받아 배로 다니고 살아 있는 동안 흙을 먹을지니라.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네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하시고”(3장14~15절). (사장/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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