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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ellu
참새 다리의 먼지 떨어내기
allellu


이리 떼 사이로 보내지는 양과 같은 신세/ 회당에서 채찍질을 당하고/ 권세자들 앞에 끌려가고/ 죽는 데 내어줌을 당하고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고/ 박해를 받아 이 동네, 저 동네 떠돌고.

 

‘어떤 사람들’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미움과 박해를 당하는, 상상조차 어려운 그런 대접을 기쁘게 받아들이며 사는 존재들이 있을까.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다.
마태복음 10장에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세운 뒤 세상으로 보내시며 “사람들을 삼가라, 그들이 너희를 공회에 넘겨 주겠고, 그들의 회당에서 채찍질하리라(17절)”고 하셨다. 
마태복음 10장과 비슷한 내용이 기록된 마가복음 13장, 누가복음 21장에서는 예루살렘의 파괴를 비롯해 ‘재난의 징조’를 묻는 제자들에게 대답하시며, 앞으로 닥칠 시련을 말씀하셨다.
실제로 제자들은 물론 초대교회 성도들도 예수께서 말씀하셨던 고난을 그대로 받았다.  
공회는, 당시 유대교의 최고법원, 산헤드린이었다. 사도행전 4장에 베드로와 요한이 복음을 전하다 공회에 끌려가 재판을 받은 이야기가 나온다.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다”고 증언했을 때 공회원들은 베드로와 요한에게 “도무지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지도 말고 가르치지도 말라”고 겁박했다.
회당은 율법 등을 가르치는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다. 그런 곳에서 예수의 제자들이 채찍질을 당할 것임이 예고된 것이다.

 

이 일의 근원은 ‘나로 말미암아’(18절)와 ‘내 이름으로 말미암아(22절)’에 있다. 예수 때문에 제자들이 고난을 당하도록 이미 프로그램 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또 제자들에게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한 줄을 알라. 너희가 세상에 속하였으면 세상이 자기의 것을 사랑할 것이나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 도리어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택하였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느니라(요한복음 15장 18~19절)”고 하셨다. 이처럼 제자들이 미움과 고난을 당하는 이유는 선명하다. 소속이 다르기 때문이다.
요한복음의 기록처럼 세상으로부터 오는 질시와 박해는 예수께서 먼저 몸소 겪으셨다. 
“집주인을 바알세불이라 하였거든 그 집 사람들이랴”(마태복음 10장25절). 
당시 유대사회의 지도자들은 예수를 향해 바알세불이라고 불렀다. 누가복음 11장에는 예수께서 귀신을 쫓아내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때 주변 사람들이 “그가 귀신의 왕 바알세불을 힘 입어 귀신을 쫓아낸다”고 힐난했다. 심지어 예수께서 귀신 취급을 당하셨다면 그분으로부터 보냄을 받은 제자들을 향한 세상의 시선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런데 예수께서도 유대인 지도자들을 “너희 아비는 마귀”라고 일갈하셨다. 소속이 다른 데서 발생하는 정면 충돌이다.

 

더 심각한 이야기는 마태복음 10장 후반부에 나온다.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화평이 아니요 검을 주러 왔노라. 내가 온 것은 사람이 그 아버지와, 딸이 어머니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불화하게 하려 함이니 사람의 원수가 자기 집안 식구리라(34~36절).”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찬양하는데 익숙한 기독교인이라면 기겁할 만한 성경의 구절이다. 예수 때문에 세상은 화합하는 것이 아니라 갈라지고, 쪼개지고, 칼을 휘두르게 돼 있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여기서 멈추실 생각이 없으셨다.
제자들에게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고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며 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니라(37~38절)”고 하셨다.
‘합당하다’는 단어는 ‘어떤 것과 비슷한 가치가 있는’, ‘~과 맞먹는’, ‘칭찬 받을 만한’ 등의 뜻을 담고 있다. 이것이 예수께서 세우신 제자들의 선발 기준이다. 부모자식, 즉 세상 어떤 무엇보다 예수를 더 사랑하지 않으면 자격 미달이다. 따라서 예수의 제자들은 오직 예수만 사랑하며, 예수님처럼 반드시 십자가를 지는 삶을 살게 돼 있는 것이다. 

 

예수님의 이런 이야기는 제자들을 세우고, “이스라엘의 잃어버린 양들에게 가라”고 하시면서 말씀하신 내용이다. 그들을 보낸 이유는 ‘천국이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기 위해서다. 
어찌 보면 제자들에게 도달 불가능한 자격 기준을 세우신 이유는, 먼저 사람들의 됨됨이를 보고 제자를 세우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또한 그것은 제자의 자격조건을 예수께서 강제로 부여하시겠다는 의미도 된다. ‘제자 완성’의 자리로 예수께서 직접 끌고 가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제자로 ‘합당하게’ ‘칭찬 받을 만하도록’ ‘예수님처럼’ 빚어내시겠다는 뜻이다. 그것을 표현한 곳이 요한복음 15장에 등장하는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 도리어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택하였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느니라”라는 구절이다. 왜냐 하면 그들은 세상에서 택함을 받고 뽑혀 나와 천국 복음을 전파해야 할 사명을 부여 받았기 때문이다.

 

제자들이 전파해야 하는 ‘천국 복음’은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천국,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은 세상 입장에서 날벼락이다. 마치 바벨성처럼 사람들이 있는 힘과 재료를 모두 끌어 모아 하늘에 닿으려 노력하고 있는데, 여호와께서 그들의 노력을 부정하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사방으로 확 흩으신 것과 같은 이치다. 토라를 외우며, 율법을 그대로 지키기 위해 분투하던 유대인들에게 ‘악마의 자식’이라는 저주가 떨어졌다. ‘천국 복음’은 인간들의 가치와 성취를 모조리 부정하는 데서 출발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또한 ‘천국이 가까이 왔다’는 것은 예수께서 고난을 당하실 것이란 의미다. 창세 전의 계획표대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천국을 완성하실 것이란 통보이며, 실제로 그것은 골고다 언덕에서 다 이루었다.

 

결국 제자들이 박해와 고난을 겪는 것은 십자가에서 완성된 ‘은혜의 복음’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유대교인들이 믿고 있던 것처럼 십자가에서 죽은 예수가 메시야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바리새인 대제사장들처럼 열심히 율법을 지키며 유대교 안에서 살았다면 아무런 마찰이 일어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세상과 충돌하며 살아야 하는 제자들에게는 약속이 주어졌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마태복음 10장22절). 
‘견디는’이란 구절은 온전히 제자들의 노력과 분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승천 하시기 전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태복음 28장20절)는 약속이 ‘끝까지 견디는’이란 조건을 완성시킨다. 그것이 은혜다. 
예수께서도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이를 두려워하라(28절)”는 위로의 말씀을 덧붙이셨다. 세상의 핍박과 미움이 죽음처럼 고통스럽겠지만, 결국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참새 두 마리를 언급하시며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고 하셨다. 
“누구든지 너희를 영접하지도 아니하고 너희 말을 듣지도 아니하거든 그 집이나 성에서 나가 너희 발의 먼지를 떨어 버리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심판 날에 소돔과 고모라 땅이 그 성보다 견디기 쉬우리라”(마태복음 10장 14~15절).(사장/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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