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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930년 전후로 고대 이스라엘에서 활동했던 르호보암은 솔로몬의 아들, 다윗의 손자다. 여로보암은 솔로몬 왕 재임 당시의 큰 용사다. 이름도 헷갈리는 이들은 같은 시대를 살았다. 르호보암은 남왕국 유다의 세 번째, 여로보암의 북왕국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이었다.

 

금송아지를 만들고

“솔로몬이 여호와의 눈앞에서 악을 행하여… 모압의 가증한 그모스를 위하여 예루살렘 앞 산에 산당을 지었고 또 암몬 자손의 가증한 몰록을 위하여 그와 같이 하였으며…”(열왕기상 11장 6~8절)

여호와께서는 솔로몬에게 “네가 내 언약과 내가 네게 명령한 법도를 지키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반드시 이 나라를 네게서 빼앗아 네 신하에게 주리라(11절)”고 하셨다.

 

솔로몬은 여로보암의 부지런함을 보고 그에게 다윗의 성읍을 수축하는 일을 맡겼다. 이때 여로보암에게 여호와의 말씀이 전달된다. 선지자 아히야는 예루살렘에서 여로보암을 만난다. 새 옷을 입고 있던 선지자는 의복을 열두 조각으로 찢고 “너는 열 조각을 가지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이 나라를 솔로몬의 손에서 찢어 빼앗아 열 지파를 네게 주고 오직 내 종 다윗을 위하고 이스라엘 모든 지파 중에서 택한 성읍 예루살렘을 위하여 한 지파를 솔로몬에게 주리니”(31~32절)라고 전했다.

또한 “네가 만일 내가 명령한 모든 일에 순종하고 내 길로 행하며… 내 율례와 명령을 지키면… 너를 위하여 견고한 집을 세우고 이스라엘을 네게 주리라. 내가 이로 말미암아 다윗의 자손을 괴롭게 할 것이나 영원히 하지는 아니하리라(37~39절)”는 말씀이 주어졌다.

 

이런 이야기는 솔로몬의 귀에 들어갔다. 나라가 쪼개질 위기에 처하자 솔로몬은 여로보암을 죽이려 했고, 그는 애굽으로 도망을 갔다. 솔로몬이 죽었다는 소식이 들리자, 여로보암은 백성들을 이끌고 새로 왕이 된 르호보암을 찾아간다. 그리고는 “왕의 아버지가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왕은 이제 왕의 아버지가 우리에게 시킨 고역과 메운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왕을 섬기겠나이다”(12장4절) 하고 제안한다.

하지만 르호보암은 이를 거절했다.

 

뿔이 난 여로보암과 이스라엘 백성들은 “우리가 다윗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 이새의 아들에게서 받을 유산이 없도다”(12장16절) 하고 돌아가버렸다. 르호보암은 강제노동 감독관인 아도람을 보냈으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오히려 그를 돌로 쳐 죽였다. 일종의 반역이었고, 이때 다윗과 솔로몬 통치로 이어지던 고대 다윗 왕국은 남북으로 갈라졌다.

막상 북왕국 이스라엘을 통치하는 왕이 됐지만 여로보암은 불안했다. “만일 이 백성이 (남유다에 있는) 예루살렘에 있는 여호와의 성전에 제사를 드리고자 하여 올라가면 이 백성의 마음이… 나를 죽이고 유다의 왕 르호보암에게로 돌아가리로다 하고 이에 계획하고 두 금송아지를 만들고 무리에게 말하기를 너희가 다시는 예루살렘에 올라갈 것이 없도다. 이스라엘아,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올린 너희의 신들이라 하고, 하나는 벧엘에 두고 하나는 단에 둔지라.”(12장27~30절)

그것도 모자라 여로보암은 산당들을 짓고 레위 자손이 아닌 보통 백성으로 제사장을 삼았다. 심지어 자신이 직접 분향까지 했다. “내 명령과 율례를 지키면 너와 함께 하겠다”는 여호와 하나님의 약속을 가볍게 무시한 것이다.

여로보암의 결말은 열왕기상 13장 34절에 있다. “이 일이 여로보암 집에 죄가 되어 그 집이 땅 위에서 끊어져 멸망하게 되니라”.

 

우상 섬기기 챔피언들

우상을 숭배하는데 마음을 다하고, 뜻과 힘을 다했던 솔로몬에게 여호와께서는 잇따라 대적을 일으키셨다.

“여호와께서 에돔 사람 하닷을 일으켜 솔로몬의 대적이 되게 하시니”(11장14절)

“하나님이 또 엘리아다의 아들 르손을 일으켜 솔로몬의 대적자가 되게 하시니’ (11장23절)

또한 여호와께서는 르호보암의 일생에 펼쳐질 일에 대해 그의 아버지 솔로몬에게 설명하셨다.

“네 아버지 다윗을 위하여 네 세대에는 이 일을 행하지 아니하고 네 아들의 손에서 빼앗으려니와 오직 내가 이 나라를 다 빼앗지 아니하고 내 종 다윗과 내가 택한 예루살렘을 위하여 한 지파를 네 아들에게 주리라”(왕상 11장12~13절)고 하셨다.

 

르호보암 시대에 약속의 땅 가나안에 세워진 다윗왕국이 두 동강 난 것은 표면적으로, 여로보암과의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여로보암은 자신이 북쪽 이스라엘 열 지파를 다스리게 될 것이란 선지자의 예언에도 불구하고, 먼저 르호보암을 찾아가 ‘조건이 맞는다면’ 계속 다윗 왕국의 백성으로 남겠다고 말했다.

“왕의 아버지가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왕은 이제 왕의 아버지가 우리에게 시킨 고역과 메운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왕을 섬기겠나이다.”(12장 4절)

이때 르호보암은 사흘의 시간을 달라고 한 뒤 솔로몬 때부터 있던 원로대신의 조언을 구하고, 또한 자신과 비슷한 또래 친구그룹의 이야기도 들었다. 원로들은 여로보암을 비롯한 백성들의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했지만, 젊은 신하들은 “왕은 대답하기를 내 새끼 손가락이 내 아버지의 허리보다 굵으니 내 아버지께서 너희에게 무거운 멍에를 메게 하였으나 이제 나는 너희의 멍에를 더욱 무겁게 할지라. 내 아버지는 채찍으로 너희를 징계하였으나 나는 전갈 채찍으로 너희를 징계하리라 하소서”(12장10~11절)라고 입을 모았다.

 

르호보암은 젊은 신하들이 말한 대로 여로보암과 백성들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가 왕으로 다스리던 기간 남유다는 우상을 섬기는데 그 조상들보다 더 뛰어났다.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되 그의 조상들이 행한 모든 일보다 뛰어나게 하여 그 범한 죄로 여호와를 노엽게 하였으니 이는 그들도 산 위에와 모든 푸른 나무 아래에 산당과 우상과 아세라 상을 세웠음이라”(왕상 14장22~23절)

 

만약이라는 헛다리

르호보암이 원로 대신들의 조언을 들었다면, 또는 여로보암이 여호와의 말씀을 조금만 더 신중하게 생각했더라면,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헛다리를 짚는 것이다. 성경은 그런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 난장판 같아 보이는 왕들의 이야기가 성경에 기록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언약, 예수 그리스도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들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솔로몬이나 르호보암이나 여로보암이 아니다. 성경 스스로 이 모든 일이 여호와 하나님의 연출임을 공지하고 있다.

 

“왕이 이같이 백성의 말을 듣지 아니하였으니 이 일은 여호와께로 말미암아 난 것이라. 여호와께서 전에 실로 사람 아히야로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에게 하신 말씀을 이루게 하심이더라”(왕상 12장15절)

그래서 성도는 솔로몬, 여로보암, 로호보암 대신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 성경을 다시 읽어내는 사람이다. 자기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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