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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ellu
매일 거들먹거리는 즐거움
allellu

 

 

거들먹거리다: 신이 나서 잘난 체하며, 자꾸 함부로 거만하게 행동하다.

(예문) “법을 무시하는 놈들이 다 떵떵거리고 으스대고 거들먹거려.” –네이버 국어사전-

 

“대한민국 군대들 지금까지 뭐했나. 나도 군대 갔다 왔고 예비군 훈련까지 다 받았는데, 심심하면 사람들한테 세금 내라 하고 불러다가 뺑뺑이 돌리고 훈련시키고 했는데, 거 위에 사람들은 뭐했어? 작전통제권, 자기들 나라, 자기 군대, 작전통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를 만들어 놔놓고

나 국방장관이요, 나 참모총장이요 그렇게 별들 달고 거들먹거리고 말았단 겁니까? 작통권 회수하면 안 된다고 줄줄이 모여 성명 내고. 자기들이 직무유기 아닙니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거품 물고 했던 말이다. 노 정권 말기인 2006년, 청와대와 군 당국은 전시 작전통제권 회수를 둘러싸고 격렬하게 충돌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정부 방침에 반발하는 현역, 예비역 장성들을 향해 “작전 통제도 제대로 못 하는 군대”라며 작심한 듯 비판을 쏟아냈다.

장군 출신의 예비역들과 역대 국방장관 등은 “국가안보를 위해 한 평생을 바쳤다. 모욕적인 언사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하라”며 거들먹거렸다. 또 그들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 존경과 예우를 받는 것은 대한민국의 위상 때문이다. 거들먹거리는 사람은 자기네들”이라며 반발했다. 서로 상대를 향해 거들먹거리지 말라고 치고 받은 것이다.

 

노 대통령에 맞섰던 인사 중에는 12.12 군사쿠데타와 5.18 광주항쟁 당시 특전사와 탱크, 장갑차를 동원해 국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눴던 자도 있었다. 그들이 거들먹거릴 수 있었던 이유는 피와 땀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올린 국민들을 무력으로 겁박했던 자신들의 과거가 도리어 훈장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4성 장군 출신은 몇 년 후 미국 군수업체에 25억 원을 받고 10여 차례에 걸쳐 2, 3급 군사기밀을 팔아 넘긴 혐의로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과 신경전을 벌일 때도 그는 군 기밀을 빼돌리며 거들먹거렸다.   

당시 한 보수신문은 노 대통령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군에 사과해야 한다고 짐짓 훈수를 두는 척하며 거들먹거렸다.

물론 당시 노 대통령과 맞섰던 장성 중에는 진심으로 국가와 민족만을 생각하며 거들먹거리지 않는 군 생활을 했던 분도 분명 많다. 또 노 전 대통령이 단 한 번도 사람들에게 거들먹거리지 않았다는 증거 역시 없다.

최근 해병대 복무 중 대민지원을 나갔다 숨진 채상병 사건에도 거들먹거림이 엿보인다. 비극적인 사건에도 불구하고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지휘계통에 있던 몇몇은 승진하고, 좋은 자리로 영전까지 했다는 전언이다. 국민들을 상대로 거들먹거리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 것 아닌가 싶다.

 

너나 할 것 없이 우리는 매일 거들먹거리면서 산다. 오늘 만난 사람들, 주변의 이웃을 생각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를 조금만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 있다면 부정할 여지가 없다.

그런 면에서 인간들끼리 주로 받는 ‘거들먹거림’은 서로 이해해주고 대충 넘어갈 수도 있다. 앞에서는 싸우고, 돌아서면 상판이 불콰해질 때까지 술잔을 기울이고, 어깨동무를 하며 낄낄거리는 '자칭' 왕이나 새파란 정치인처럼 말이다.

어쩌면 이것은 거들먹거리는 행위 축에도 끼지 못한다. 오히려 느자구 없음의 진면목은 하나님과 인간이 대면할 때 벌어진다.

 

마태복음 25장은 모든 사람이 맞닥뜨릴 일을 기록한다. 이른바 ‘양과 염소의 비유’다. 예수님은 자신이 천사들을 이끌고 세상에 다시 올 때가 있을 것이며, 모든 민족을 모아 각각 구분하기를 양과 염소를 분류하는 것같이 하겠다고 예고했다.

그 자리에서 무서운 심판이 떨어지는데, “또 왼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저주를 받은 자들아 나를 떠나 마귀와 그 사자들을 위하여 예비된 영원한 불에 들어가라”고 말씀하신다. 그 근거는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였고, 목 마를 때에 마시게 하지 아니하였고…”(25장 42~43절)에 있다.

이때 저주 받은 자들이 거들먹거리기 시작한다. “이르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이나 목마르신 것이나 나그네 되신 것이나 헐벗으신 것이나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공양하지 아니하더이까”라고 대들었다. 예수 당신이 착각했거나 틀렸다는 것이다.

 

똑 같은 자들이 마태복음 7장에도 등장한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21절)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하지 아니하였나이까”(22절)라고 거들먹거렸다.

요즘 일부 교회에서 흔히 가르치는 대로 이해하면, 그들은 ‘아버지의 뜻대로’ 행한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선지자를 자처했고, 귀신도 쫓아냈다. 그러나 충격적인 것은 그 다음이다.

“그 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

예수께서는 종말 때, 심판의 현장에서 하실 말씀을 정확한 워딩으로 미리 알려주신 것이다. 역사의 주인께서 해답을 미리 주시고, 시간을 확 펼치신 것이다.  

 

거들먹거리는 자들의 가장 큰 불행은 그들이 세상에 살면서 ‘주의 이름으로’ 많은 일을 했다는 데 있다. 마태복음 25장이나 7장에 등장하는 이들은 정말 열심히, 말씀을 지키기 위해 분투했다. 영광의 하나님, 우리가 머리 속으로 상상할 수조차 없는 그분 앞에 서서도 그들은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자신의 삶이 생산한 자랑거리를 충분히 축적했고, 필요할 때마다 척척 꺼내놓을 수 있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그것은 결과적으로 예수와 상관 없는, 제 팔 제 흔들기에 불과했다. 자기존재 증명, 다시 말해 사람들과 하나님 앞에서 거들먹거리기 위한 분투였던 셈이다.

 

매일 거들먹거리는 삶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십자가다. 그곳에서 흘렸던 예수의 피다. 무덤까지 내려가셨던 하나님의 고난이다. 무덤 돌을 밀어내고 세상 끝까지 퍼져나간 은혜다. 그 모든 것을 계획하고 설계한 창세 전 언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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