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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CHO
나머지 시간들(The rest of our journey)(56)
JOHNCHO

JC칼럼- 185

 

 (지난 호에 이어) 

우리는 모두는 나이가 들면서 눈물이 많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오래 전 아버님께서 병원 침대에서 임종을 하시면서 눈물이 흘리신 모습이 생각났다. 그러면서 못된 외아들이었던 필자가 부모님의 속을 썩일 때마다 언제나 쩔쩔매시며 창백했던 생전 어머님의 얼굴도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필자는 부모님께서 살아 계실 때 많은 불효와 못된 짓을 했다. 필자의 과거가 지금까지도 마음을 지독히도 후벼 판다.

 

과거의 삶에 대한 미련과 뼈저린 후회와 함께 이제는 비만 내려도 특별한 이유도 없이 눈물이 난다. 그러고 보니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참으로 못나고 비겁한 삶을 살아온 나의 인생은 자랑할 것도, 이루어 놓은 것도 하나 없다. 나의 삶이 많이 밉다.

이제 필자가 오래 전 돌아가신 부모의 나이에 가까워 오다 보니 왠지 모든 것에 자신이 없어지고, 몸은 마음도 정신도 점점 약해지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는 우리들의 역사와 현재와 과거는 언제부터인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덧없이 반복에 반복을 계속하지만 아직 그 누구도 이유와 목적을 찾지 못한 채 덧없는 세월은 흘러만 간다.

어찌 보면 길기도 하고 또 짧기도 한, 한번의 인생을 살면서 가끔씩은 내가 그 세월이 될 수만 있다면 이 세상 이곳저곳을 다니며 외롭고 또 세상의 삶에 지치고 아픈 사람들 모두를 찾아 보듬어 주고 또 위로를 해주며 또 함께 펑펑 울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원래 필자가 쓰고 있는 이 글은 다수의 독자들이 노인층이다. 나이가 들수록 울고 싶은 날이 많아지고 또 매일마다 스며드는 외로움은 더 지독해진다. 왠지 그저 주저앉아서 펑펑 울고만 싶은 날이 많아지는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서로의 생각과 가는 길이 모두 비슷해서 그런가 보다.

푸근한 날씨에 오랜만에 집 뒤 베란다에 나가 처마 밑을 보니 작년 가을에 없애지 못한 벌집에 뭔가가 움직이는 것 같아 자세히 살펴 보았다.

 

바람이 쌀쌀했던 지난 늦가을에 여기저기 힘겹게 마지막 남은 꿀을 찾아 이내 시들어 가는 꽃송이들 사이를 힘겹게 누비며 날아다니는 벌들을 바라보니 어쩜 노인이 된 우리들의 인생과 그리도 닮았던지. 처마 밑에 만들어놓은 벌집을 이내 없애지 못하고 말았던 생각이 난다.

여기저기 길 위에 떨어져 죽어가는 매미들 역시 마찬가지다. 다시 주워 나뭇가지 위에 올려놓아 보지만 이내 다시 떨어지며 죽어가는 매미들은 여름 내내 맴맴 소리를 외치다 가을이 되면서 나무껍데기 속에 다음 세대의 애벌레를 남겨 놓고 죽어간다.
1년생인 매미처럼 우리 인간들 역시 애벌레는 아니지만 자식들을 낳아 놓고 평생을 그들만 바라보고 살다가 또 때로 실망을 하면서 사라져간다. 우리들의 삶과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목숨이 다하면 다시 피지도, 태어나지도 또 삶의 고통과 슬픔도 사라진다니 다행하고 기뻐야 한다지만 글쎄 잘 모르겠다.

이제 나이가 들다보니 가끔씩 들려오는 친구들의 부고 소식들마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모두가 왠지 내 잘못인 것 같은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하면서 ‘이제 자네는 이곳에 다시 오지 말게’ 라는 인사를 하게 되는데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은 우리의 이런 생각들을 싫어하실까?

하지만 성경에는 세상 일이 모두가 무의미하고 모든 것이 헛되다 말씀을 하셨으니 그 누구도 이런 모든 것이 허상뿐인 세상에 다시 오고 싶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 아닐까?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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