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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2017
꿈의 현실(The Reality of the Dream)(5)
young2017

 

 

(지난 호에 이어)
선생님께서 어떤 무한한 세계로, 내가 아직 발 디디지 못한 세계로 나를 인도하는, 어떤 말씀을 하시고 계시는 것을 느끼고 있는데, "눈물"이라는 단어가 내 생각을 눈물로 범벅이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눈물"이라는 단어가 나의 눈에 눈물이 고이게 하고 있었다. 마치 하얀손 누이의 눈에서 고이는 느낌으로.


 선생님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여러분의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들이 들어와 나가고 혹은 그 이미지들이 가슴속에 남아서 그 이미지들이 다른 이미지들을 불러오기도 하겠지요. 그런 것은 고무할 만한 참 좋은 현상이지요. 그렇습니다. 그러면서도 짧은 순간에 그런 것을 문장화하여 말로 하기란 그리 쉬운 것은 아닙니다. 떠오르는 이미지 그리고 가슴속에 도사리는 그 이미지들과 같이 일어난 감정들을 고이 간직하며 또 음미하기 바랍니다. 이런 일로 시를 읽는다는 것이 여러분의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지요. 시를 읽고 낭송하고 경청하는 의미가 여기에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느끼는 의미가 보람으로 느껴지는 것이라 여깁니다." 


그리고, 잠시의 침묵 후에 선생님의 말씀이 이어졌다. "학기 초에 말했지요. 이 학기의 최종 점수를 받기 위하여, 학기말 고사와 함께 1)자신이 쓴 시 한편과 2)그 시와 다른 시인의 시 한편과 비교하며 쓴 에세이 하나씩 제출해야 한다고."


그 순간 나는 '아 ㅡ 재미 있겠다'라고 생각하며 '누구의 시를 고르고 그리고, 나는 어떤 시를 쓸까?'. 그때부터 나의 고심 '무엇을 쓸까'는 진행되고 있었다.


 아스라히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그때 내가 지은 시와 에세이를 쓰기 위하여 고른 친구의 시가 어렴풋이 그리고 점점 선명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 친구와 나는 아직 자신들의 시를 써놓지도 않은 채, 비교하여 쓸 시를 고르고 있었다.


 "진기야, 너 누구 시를 고를 것이냐?" 나는 물었다. 그가 잠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응 ㅡ 골랐어. 아직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하고 웃는 것이다. 


"그렇게 쉽게? '근데 아직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그게 말이 돼, 읽어 보지도 않았다니? 어떻게 읽어보지도 않고 정할 수 있어? 그나 저나 너의 시를 지어 놓기나 했냐?" 나는 물었다.


 진기가 대답했다. "응 ㅡ 저기, 저 흰 구름과 파아란 하늘, 그리고 마지막 행에서 고민 중이야, 선언을 해야 할지 속삭여야 할지를." 그의 표정과 제스처로 봐서 그런 것 같았다. 


'나는 무엇을 쓰지, 나는 무엇을 쓰지, 나는 무엇을 쓰지?' 하며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 시궁창에 넘어지는 순간, 바보 온청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사람들이 온청이를 바보라고 부르는데, 바보처럼 순수하다고 느끼곤 하는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사람들은 온청이의 나이가 진기와 나보다 더 많다고도 하고 우리보다 어리다고도 한다. 그가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우리에게 어리광 부리듯이 먹던 것을 나눠먹자고 다가올 때는 우리보다 어린 것 같고, 그가 화가 나서 달려들 때는 우리보다 훨씬 더 나이가 든 것으로 느꼈다. 


그가 화내는 일은, 누군가 약한 아이를 놀려먹거나 때릴 때이다. 그럴 때 분기하며 달려들어 막아주는 것이다. 그는 누가 말려도 듣지 않고 뭐라 하는지 알아들을 수도 없는 소리를 치며 달려들어 약자를 보호하려 드는 것이다. 그의 미소와 화난 얼굴이 귀머거리와 벙어리의 이미지로 연상되어 왔다. 


그 순간, 아 ㅡ 온청이를 시로! 그러면서, "진기야, 너는 하늘과 구름 ㅡ 자연을 쓰고, 나는 사람 ㅡ 사람의 마음을 쓴다." 나는 시궁창에 빠졌다 일어나면서 말하고 있었다. 


내 젖은 꼴에 진기가 우스워 바라보며, "응, 그래 ㅡ" 하였다. 진기는, "나는 너의 그 시와 비교하여 에세이를 쓸 거야." 하고 말한다. 나는 그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며, "나도 네 것과 비교하여 쓸 것이야!" 라고 말해버렸다. 


우리는 아직 쓰지도 않은 서로의 시를 비교하여 에세이까지 쓴다고 말해버렸다. 


아스라히 다가오는 체류탄가스를 느끼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또 아스라히 어딘가로 가고 있었다. 선생님의 낭송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근엄한 선생님의 표정과 온청이의 순수하게 느껴졌던 모습이 겹쳐 연상되어 왔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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