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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hyungin
전문의사 진료실 풍경
leehyungin

 

오죽하면 몇 개월을 애태우며 기다리고 벼르며 서성거리다가 약속된 만남인가. 잔뜩 기대감에 도취되어 희망을 안고 찾아야 했던 전문의사와의 대면이다. 얼마나 바쁜 의사였기에 아침 8시부터 환자들을 접견한다는 꽉 찬 스케줄에 환자들로 가득한 안과 전문의사 사무실이었다.


아침8시 반 예약인지라 15분 일찍 진료실에 도착했다. 8시 예약손님이 벌써 턱을 늘어트리고 기다리고 있었다. 30대 중반일까? 남미출신 같은 젊은이로 보였다.


나 같은 사람이야 노안 때문에 각별히 찾는 전문 안과의사였지만, 저토록 젊은이가 안과 전문의를 찾는걸 보니 심각함이 도를 넘는가 보다. 내 눈 치료 보다는 젊은이의 눈에 생뚱맞은 관심을 쏟아내고 있었다.


지루하고 따분함에 불안감마저 가슴을 짓눌러대니, 의사 사무실의 기다리는 적막함이야말로 속이 타 들끓는 소리가 가슴을 쥐어짜고 있었다. 아침8시 오픈 한다는 의사가 10시에 가까워서야 나타났다. 잔뜩 피곤기에 절은 모습이 그 역시 별로 기분 좋은 아침이 아닌듯 싶었다.


거의 2시간을 분, 초를 헤아리며 지쳐있는 환자들의 표정들이야 말해서 뭐하랴. 괴로운 눈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소위 의사라는 직업으로 환자들의 보살핌이 이토록 막무가내 갑질인가? 짜증과 불만으로 휘청대는 마음의 갈등을 걷잡을 수가 없었다.


두 시간씩이나 지체하고도 목 빼는 환자들과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들어서는 전문의사의 발걸음이었다. 의사와 거의 동시에 뒤따라 들어오는 중년여인이 직행으로 카운터를 향했다.


뭔가? 주절주절 손짓 발짓 하면서 카운터의 안내자와 심각한 한 순간이 지났다. 10여 명이나 기다리고 있던 대기자들을 팽개치고 금방 온 여인을 의사사무실로 안내해준다.


붉으락 푸르락거린 초조한 얼굴빛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때였다. 난장판으로 돌변한 순간이. 8시부터 기다리던 중년의 남자가 삿대질과 함께 카운터의 진열품들을 확 쓸어 바닥에 팽개쳐 버렸다.


소리소리 야단 속에 들끓는 화풀이가 폭풍우처럼 몰아친 것이다. 이거야 원, 난리법석이다. 안절부절 안내인의 죽을 표정이다. 예견치 못한 천둥번개에 회오리 바람이 쑥대밭을 만들어버렸다.


악을 퍼부어대는 모습이 치열하다 못해 장관이다. 왱왱거린 경찰차가 들어 닥치고, 사건수습에 실마리를 찾기에 네 명이나 동원된 경찰들이 분주하다. 끌려나간 중년남자의 오색 빛 얼굴표정 속에 아직도 분을 억제하지 못한 듯 어깨를 들썩거린다.


몰아친 폭풍우는 마무리되었지만 예삿일이 아니었다. 끌려나간 젊은이는 무슨 죄목으로 사건 책임을 물을까? 그가 항변을 한다면 어떤 변호를 대신하여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을까?


업무방해, 아니면 소란죄, 그게 아니라면 악을 퍼부어 항의했던 죄를 묻는다면, 폭력죄일까? 2시간씩이나 스스로의 업무처리에 소홀했던 전문의사의 죄는 또 어떤 것일까?

간밤에 늦도록 진료한 때문인가? 아니면 몇 잔의 알콜에 취하여 골아 떨어진 잠자리 때문이라면, 과연 법정에 서면 무슨 법률에 저촉되려나?


세상사 분명히 천태만상인 것 틀림없다. 전문의사들의 진료실에 프린트된 유인물이 귀퉁이에 걸려 있다. 


"우리는 시간관념에 투철할 수 없음을 모든 환자분들께 통보하노라"라고, 그래서 요즘에도 병원마다 응급실 출구는 시장통처럼 와글와글 소란 속에 살아남기가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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