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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d2017
나의 미술 작품 감상
leed2017

 

 지난 10월에는 토론토에서 2개의 전시회가 열렸다. 하나는 온타리오주 한인미술협회 연례 전시회였고 또 하나는 서예가 L 씨가 주선한 한.중.일 세 나라의 국제 서예전이었다. 미술 전시장에 나갔더니 한국일보 K 사장이 지나가는 말로 앞에 나가서 한마디 하겠느냐고 하기에 사양했다. 그 사양은 내 겸양에서 온 것이라기보다는 자신감의 부족 때문이란 게 더 솔직한 말일 것이다.


그러나 며칠 후에 열린 서예 전시회에서는 L 씨의 요청으로 간단한 축사를 하고 돌아왔다.


 한국에 살던 대학시절에는 해마다 10월이 오면 경복궁에서 열리는 국전(국립미술전시회)에 갔다. 서예실은 물론, 그 옆방의 서양화, 동양화 전시실도 유학길에 오르기 전까지는 부지런히 둘러보곤 했다. 그러나 아무리 미술 작품은 이론으로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지만 어떤 작품이 좋은 것인지는 서양화, 특히 추상화와 조각 부분에서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 현상은 지금도 그렇다.


 미술은 무엇인가? 미술(美術)은 말하자면 먼저 미(美)가 무엇인지 밝혀야 하고, 미(美)가 무엇인지 설명하자면 미학(美學)을 먼저 설명해야 된다는데, 미학은 철학에 속하는 학문 분야, 나 같은 사람이 그것을 설명할 실력은 없다. 그러나 다행히도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데는 미술이니 미(美), 미학 따위에 반드시 깊은 소양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서예건 동양화, 서양화건 감사의 제1단계는 직관(直觀) 혹은 직각(直覺)이다.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들어오는 첫 인상, 즉 직감(直感)으로 음미하는 것이다. 예술작품을 감사하는데 가장 쉽고 간단한 것이 직관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그리 쉽게 오는 것은 아니다. 보고 또 보고, 또 봐서 예술작품을 만든 작가의 정신이 내 마음과 서로 통할 때 비로소 그 작품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눈앞에 장엄하게 펼쳐진 대자연의 파노라마를 보고 '와!' 하는 감탄사가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다시 말하면 마음에 감동을 일으키는 것이 곧 미술 감상이란 말이다.


 직감으로 작품 감상하는 힘을 기른다고 <세계 명화 전집>을 갖다 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수백 페이지를 훑었다 해도 미술작품 감상에 필요한 직관력이 단박에 불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하루 이틀이 아니라 수십 년이 걸리는 생활환경 속에서 세월이 가며 이끼처럼 달라붙는 것.


 그런데 미술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옛날 동굴 벽화에서 고래, 사슴, 호랑이, 물고기 등의 벽화가 있었으니 그 원시인 시대에도 벌써 미술 행위는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니 미술은 인간이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고 난 다음 여가(餘暇)에 자연스럽게 창작 욕구의 발현으로 일어난 활동이라는 주장에 수긍이 가질 않는다. 미술교수요 수필가인 김용준은 미술은 인간의 제2차 본능이라 하지 않았던가.


 미(美)는 곳곳에 흩어져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것은 미술가의 순수한 감정을 거쳐 하나의 작품으로 나타날 때는 무엇이든 미(美)가 된다. 길가에 흘린 개[犬]똥을 그림 소재로 그렸다 해서 그 그림이 더러운 것은 아니다. 화가의 순수한 예술적 감정을 거쳐 나온 것은 모두 예술품이 된다.


 화가 중에는 이론적인 점을 들어 작품을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소위 말하는 제2단계의 분석적 감상이라 할까. 그림의 구도(構圖), 선(線), 색감, 소재, 공간 처리, 묘사 실력 등에 대한 것을 해부하듯 하나하나 뜯어보는 방법이다. 나는 미술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분석적 방법에는 거의 의존하지 않는다. 내 생각으로 이런 것들에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면 이론이 화가 자신의 자기 주장을 합리화하는 수단이 되고 말지 싶다. 예술작품은 그것을 감상하는 사람들을 흥분시킬 수 있으면, 다른 말로 하면 마음의 감동을 줄 수 있으면 일단 작품으로서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 예술 작품은 아무리 그것이 이론적으로 완벽하고 흠잡을 데가 없다 하더라도, 실패한 작품이나 다름없다.


 우리의 마음을 지고지순한 경지로 끌어 올리는 것은 예술밖에는 없다고 해도 큰 과장은 아닐 거다. 나는 전시회에 가면 작품을 앞에 두고 다음과 같은 나만의 기이(奇異)한 감상법을 실험해 볼 때가 있다. 즉 이 지구상에 있는 모든 예술가, 이를테면 미술가, 음악가, 조각가, 시인들이 모두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사라져 버렸다고 상상해 본다. 그러면 세상은 빛이라곤 한 줄기도 없는 어둠 속, 지옥이 바로 이런 데가 아닐까? 


 이런 공상을 하면서 지금 내 앞에 있는 미술작품을 만든 작가의 예술적 정신과 내 정신이 서로 만난다는 착각에 빠진다. 그 결과 그림에 대한 나의 감동은 더 커지고. 내가 갖다 붙인 이름은 '초(招) 공상(空想) 미술 감상법'이다. 내가 그러니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 (20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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