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갱년기라고 하면 여성이 나이가 들면서 생리 불순, 안면 홍조 등의 증상을 겪는 시기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실제 갱년기는 남녀 불문하고 ‘장년기에서 노년기로 접어드는 시기’를 말한다.

특히 의학에서는 노화와 함께 성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여러 가지 증상이 발생하는 기간을 의미한다. 따라서 남성도 남성 호르몬 분비가 저하되면서 갱년기를 겪을 수 있다.

남성 호르몬은 30대 후반부터 서서히 분비가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70대에는 30대의 2분의 1, 80대에는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진다. 한국인은 40대 이상 남성 중 약 30%가 남성 갱년기 증상을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성 갱년기에는 우선 성기능 관련 증상들이 나타난다.

이 문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 대부분은 성욕·오르가즘 저하, 발기부전, 성 행위에 대한 자신감 결여 등을 호소한다. 또 복부를 중심으로 살이 찌면서 체중이 증가하는 반면 근력은 낮아져 활력이 없고 쉽게 지치게 된다.

그 외에도 여성형 유방, 골다공증, 우울증, 무기력증, 짜증, 기억력 감퇴, 불면증, 피로, 상처가 잘 낫지 않는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똑같이 나이를 먹음에도 사람에 따라 성기능이나 신체 활력도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어떻게든 갱년기를 앞당기는 요인들을 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흡연과 음주는 남성 호르몬 분비를 저하시켜 갱년기가 일찍 오게 만든다. 특히 만성적인 음주 습관은 성기능 저하 등 모든 갱년기 증상에 치명적이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만성질환도 남성 호르몬 분비 저하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학에서는 나이가 들면서 성기능이 저하되는 이유를 신(腎·콩팥) 기운이 쇠약해지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한의학 최고(最古)의 경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 의하면 남자는 40세가 되면 신기(腎氣)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56세가 되면 신기가 쇠퇴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고령이 되어서도 몸과 마음을 잘 다스려서 신기를 온전히 보존한다면 100세에도 능히 자식을 가질 수 있다고 하였다.

남성 갱년기 증상을 치료할 때 신기 보충에 주력한다. 체질에 맞는 탕약으로 신기를 쇠하게 만든 근본적 불균형을 교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후 침과 약침으로 경락기능을 활성화시켜 신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한의학 치료는 직접적으로 신기를 보충해 주는 공진단(拱辰丹) 등의 환약을 함께 복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흡연과 음주를 줄이고 적당한 운동, 체중 조절, 적절한 영양섭취 등은 남성 갱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 한방적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교정이 병행된다면 중년을 넘어서도 얼마든지 청년 못지 않은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침과 뜸 치료는 성기능 강화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한약의 경우도 신장(腎臟)의 기운을 보강시키는 숙지황, 마(산약), 산수유 등의 약재를 쓰는데, 증상에 따라 간의 기운을 보강하거나 심장의 열을 내리는 치료법을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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