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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레이 강(Ray Ghang)

 

 65세에 은퇴 후 아파트로 이사하였다. 아파트 안에서 새 이웃을 만나면 간단히 인사만 나누고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관심있게 보면 특별한 사정이 있는 분이 많다. 어느 그리스계 노부부는 고국과 이곳에 집이 있는 부자인데 이 작은 아파트에서 검소하게 말년을 보내고 있으며, 80세가 넘은 백인 A여사는 군공무원으로 은퇴한 수준높은 엘리트인데 몸이 불편하여 항상 벤치에 앉아 있는데 60세 알콜중독 아들이 가끔 구타하는 불행한 여인이다. 귀가시 커피를 자주 사드린다.

 

 70세 백인 B여사는 무릎 관절병이 있어 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항상 벤치에 앉아 있다. C여사는 아직 젊은 50대인데 복부에 큰 혹이 있는 환자로 보행보조기를 끌고 이동한다. 그런 분들을 만나면 병 문안을 하며 대화를 나눈다. 이들은 로비에 앉아 있을 때가 많아 귀가시 그들을 만나면 들고 오던 과일을 나누어 주면 허물없이 받아들인다.

 

 이곳 사람들은 이런 주고받는 행위를 자연스럽고 평범히 여긴다. 뒤끝도 없어 이런 일이 오래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혹으로 고생하는 50대 여인은 기력이 너무 없어 어쩌다 장을 보고 카트를 밀고 올 때 아주 낮은 경사길인데도 밀고 올 힘이 없어 멈춰서 있기도 한다. 무거운 수박이나 쌀, 우유 등은 쇼핑하지 못한다. 내가 도와주어야 할 때가 많다. 해가 갈수록 건강이 나빠져 그녀를 유심히 관찰하면 한 2개월 외출과 쇼핑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그러면 어떻게 먹고 사나? 쇼핑을 못하는데… 경제사정도 어려워 가끔 버스티켓도 요구하고 찾아오는 가족친지도 없는 것 같고.. 이런 그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이 여인에게 지원을 집중하기로 했다. 몸이 불편하면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 쉽다. 먼저 쌀을 한 포대 사주니 감사히 받는데 절망과 슬픔이 가득한 목소리다. 주식이 빵이란 생각에 식빵을 사주니 또 매우 슬픈 목소리로 “Thanks” 한다. 요리에 필요한 올리브 오일, 신안 바다 소금, 한국 간장, 국산 고추가루 등을 사주었다. 또 환자이기 때문에 신선한 각종 채소와 과일 고기, 닭을 사주었다. 손힘이 없으므로 고기는 간고기로 샀다.

 

 무엇이 필요한지 물으니 ‘AA배터리’ 2개와 우유를 요구한다. 우유에 계란 꾸러미를 더해 사주었다. 그런데 채소 등은 어떻게 소비하는지 몰라 며칠 간격으로 또 사주어야 하는지 가늠하기 어려웠고 우유와 계란은 월 2회 공급하고 있다. 젊기 때문에 군것질로 초콜릿과 쿠키 등을 사주고 수박은 반 나눠주고 아이스크림은 1리터짜리 사서 반을 덜어내고 남은 반은 통째로 주면서 나누어 먹자고 말해준다. 바나나와 과일도 끊임없이 공급하고 있다. 옥수수, 흰감자, 단호박 등도 골고루 공급하고 있다.

 

 그렇게 하기 몇 달 후에는 식품을 받을 때 모기소리 같은 작은 목소리로 “Thanks” 하더니 몇달 후에는 맑은 목소리로 “Thanks” 한다. 그 몇달 후엔 힘있고 청아한 목소리로 무어라고 몇마디 하면서 “Thanks” 한다.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 목소리가 그렇게 듣기 좋을 수가 없다.

 

 Ginger ale과 Red Rose Tea를 요구한다. 요즘은 단정히 차려입고 보행보조기를 끌고 나오기도 한다. 식품을 건네주고 돌아서 오면 내 뒷모습을 오래 쳐다보다가 내가 돌아보면 쏙 들어간다. 오후에 귀가할 때면 발코니에 나와 한쪽 눈만 내밀고 나를 기다린다. 그런데 어느날 한통의 전문이 배달되었다. 몇날 몇시에 집에 방문(Wellness Check)하겠다는 것이다. 아니 노인과 환자도 있는데 그들한테는 한번도 안 나오면서 나에게 무슨 문안을…

 

 정말 그날 아침, 그것도 이른 9시에 젊은 백인 남녀 2명이 방문나와서 몇가지 문의한 후 그 50대 여인에게 Food Support를 하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그 문제로 문안 확인차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사회의 시스템과 깊이를 느끼게 하는 일이었다.

 

 이 여인을 포함하여 연고가 없는 몇 분을 위해 크리스마스 연말에는 간소하게 송년의 밤 행사를 마련했으나 일이 벅차서 몇번 한 후 중단하였다. 이런 분들을 위해 다소 위안을 드릴 수 있음을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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