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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토론토 아트센터에서 감동적인 공연이 있었는데, 그 동안 글 쓸 기회를 놓쳐 망설이다 기억을 더듬어 정리했다. 국악 판타지 콘서트 ‘꼭두 이야기’다.

 

꼭두는 상여 주위에 장식한 사람 손 크기의 목각 인형을 말하는데, 옛 조상들은 꼭두들이 고인의 저승길을 안내한다고 믿었다. ‘꼭두 이야기’는 할머니의 꽃신을 찾아 떠나는 수민, 동민 남매의 여정을 그린다.

 

남매는 강아지를 간절히 갖고 싶어 한다. 그래서 할머니가 아끼는 꽃신을 몰래 가져다 고물상에 판다. 그 꽃신은 할머니가 저승 갈 때 신고 가려고 고이 간직한 것이었다. 그렇게 얻은 강아지를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할머니는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간다. 병석의 할머니가 꽃신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수민과 동민이는 꽃신을 되찾기 위해 고물상을 다시 찾는다. 그런데 고물 더미에서 꽃신을 잡으려다 이상한 곳(계/界)으로 빨려 들어간다. 거기서 꼭두 4인을 만난다.

 

할머니의 꽃신을 찾아 떠나는 남매와 4인의 꼭두.

 

길잡이 꼭두, 시중을 드는 꼭두, 무사 꼭두, 광대 꼭두가 등장하며 관객은 죽음 길에 위로를 주는 존재가 있다는 상상만으로 위안을 받는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흐른다’는 삼도천(三途川)을 가기 위해 지나가는 서천 꽃밭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이 신비로운 공간에선 부채춤과 장구춤이 이어지고, 살풀이와 강강술래가 펼쳐지기도 한다.

 

남매는 결국 꽃신을 찾아 할머니 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생명이 다한 할머니는 저승으로 떠나고, 꼭두들은 다시 한번 저승길을 안내한다. 할머니의 장례를 통해 이제는 쉽게 볼 수 없는 전통 장례의식이 스크린으로 보인다.  

 

할머니의 상여를 장식한 꼭두 4인을 비롯해 상여꾼들의 '진도 만가'와 함께 하는 장례행렬이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날씨와 맞물려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 공연은 국립국악원과 김태용 영화감독이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라이브 국악 공연과 영화를 함께 보는 필름 콘서트 형식이다. 이승의 모습을 담은 영화, 저승의 판타지 한 세계를 담은 국악 공연을 번갈아 가며 선보인다. 공연에서 이승과 저승이 절묘하게 이어지듯, 영화와 국악 연주 역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진다. ‘영화를 만난 국악 판타지’라 할 수 있다.

 

영상에 맞춰 라이브로 연주하는 단원들의 모습은 이제까지 지루하게 느껴졌던 국악에 대한 편견을 확 없앤다. 영상에 맞춰 능숙하게 연주를 하는 모습에서 수많은 연습을 엿볼 수 있다. 국립국악원 연주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라이브로 연주해 공연에 생동감을 더한다. 가야금, 거문고, 아쟁, 해금, 대금, 퉁소, 피리, 장구 등 전통소리의 아름다운 매력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었다.

 

라이브 연주와 영화가 함께한 ‘꼭두 이야기’

 

라이브 연주와 영상 속 내용들이 살아 꿈틀거리고 삶과 죽음이 공연에 녹아 있다. 스크린 속 내용은 이승의 기억이고, 공연장 안에서 생생히 울려 퍼지는 연주는 저승의 판타지다. 공연을 보며 이렇게 울어본 적이 없다.

 

저승이 비참하고 무서운 순간만은 아님을 깨닫게 해준다. 죽음을 맞이한 할머니가 죽기 전에 찾았던 꽃신은 그 동안 삶의 마지막 친구이고 앞으로 갈 여정의 짝이다. 창백한 저승길 한걸음 한걸음에 꼭두들이 함께하며 위로가 된다. 죽음은 외롭고 쓸쓸하지만 신비롭기도 하다.

 

 ‘꼭두 이야기’를 만든 김태용 감독은 중화권 스타 배우인 탕웨이의 남편이기도 한데, 국악과의 첫 만남을 이렇게 떠올린다. "서양음악의 핵심은 리듬이라 마치 심장 같죠. 그러나 국악은 폐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매우 신선했어요. 영화 작업도 편집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은 리듬이거든요. 그러나 국악은 한 호흡, 한 호흡으로 가는 폐의 음악이었어요."라고 한 인터뷰에서 밝힌다.

 

심장과 폐를 갖춘, 영화와 국악의 사잇길에서 태어난 새로운 예술을 만난 시간이었다. 또한 우리 전통문화 속에 담겨 있는 이승과 저승에 대한 상상력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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