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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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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하버드대 보건학 석사, 컬럼비아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졸업(치의학 박사), MIT 공학석사, UC 버클리대학교 학사. 현재 토론토 다운타운에서 ‘아이비치과’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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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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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2
[SKY 캐슬 신드롬]과 올바른 대학.진로 선택(18)-자녀의 리더십을 길러주는 4가지 원칙

 
 

 

 


 이번 칼럼에서는 자녀를 현대사회에서 최고의 리더로 만들기 위해 가르쳐야 할 원칙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제가 다녔던 아이비리그 학교들의 동문 중에 리더로서 가장 성공한 케이스들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은 성향이 두드러짐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 늘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어렸을 적부터,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이 늘 겸손해야 한다는 말을 귀가 닳도록 듣고 자랐습니다. 원래의 의미는 다소 퇴색되고 남들의 시기를 피하고자 강조된 측면이 큽니다. 


 자신을 낮추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사람들의 반감을 사게 되고 사회적인 불이익이 오기 때문에 그렇게 강조되어 온 것입니다. 하지만 훌륭한 리더의 가장 중요한 성향으로 제가 꼽는 겸손한 자세는 많은 사람이 생각하거나 경험하는 그런 겸손과는 다르며 사회적으로 어떻게 보이냐와는 무관합니다. 


 남들에게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자기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자세를 말합니다. 실제로, 아무리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라도 그 생각의15-20% 정도는 잘못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되면 잘못된 생각을 전제로 중요한 결정이나 행동을 해서 큰 불이익이 올 수도 있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게 되며, 끊임없이 자신의 사고체계를 업그레이드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는 윤리적인 덕목보다는 실리적인 가치에 더 가깝습니다.

 

 

 

“아이비리그 출신 중 크게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은 첫째, 늘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 둘째, 건강한 감정과 냉철한 이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고,

셋째,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맥을 통해 세상의 여러 분야를 간접경험 하면서 그만큼 세상을 더 잘 알아가게 됩니다”

 

 


 둘째, 그들은 건강한 감정과 냉철한 이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이전 칼럼에서도 언급드렸지만, 건강한 감정은 공감 능력, 의사소통 능력, 그리고 판단력의 중요한 베이스가 됩니다. 


 따라서 감정이 건강하지 않은채 이성만 발달한 사람은 현대사회에서 크게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감정은 건강하지만 냉철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큰 성공을 하는 케이스가 거의 없습니다. 


 이들은 어느 정도의 위치까지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올라가지만, 최고의 자리까지 가지는 못합니다. 즉, 남의 지시에 따르는 일은 잘하지만,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냉철한 이성과 건강한 감정은 상호 배타적인 측면이 있기에, 한 사람이 이 두 가지의 성향을 동시에 갖고 있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교육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셋째, 다양한 인맥이 있으며, 특히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그 인맥들을 통해 배우려고 노력합니다. 많은 사람은 자신과 사회/경제적인 상황이 비슷하거나 더 위쪽에 있는 사람들과 인맥을 형성하려 합니다. 


 하지만 최고의 리더들은 그런 인맥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생각과 경험의 폭이 매우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맥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세상의 여러 분야를 간접경험 하면서 그만큼 세상을 더 잘 알아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일반인들보다 더 정확하게 인지하며, 이를 판단과 행동의 베이스로 사용합니다. 많은 사람은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생각과 걱정이 부질없고 덧없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삶이 유한하다는 인식이 정확히 형성되어 있을수록 우선순위와 효율성에 대한 고려를 더 많이 하게 되고, 더욱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집중해서 투자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4가지 원칙을 도대체 어떤 식으로 자녀에게 가르쳐야 할까요? 그냥 말로써 설명해 주기에는 조금 힘들어 보입니다.


 하지만 붕어빵의 원칙(?)에 따라 우리 부모들부터 이러한 리더십을 보여주면 우리의 자녀도 자연스레 배우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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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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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9
[SKY 캐슬 신드롬]과 올바른 대학.진로 선택(17)-미술에 재능 있는 자녀를 미래의 최고 인재로 키우기

 

 

 

(가운데 제목)

 

 이번 칼럼에서는 미술에 재능이 있는 자녀를 시대가 요구하는 최고 인재로 키우는 과정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미술이나 디자인에 소질이 있고 예술적 감각이 특출난 자녀의 재능을 최대한 살려주고 싶지만, 막상 미래의 전망과 직업이 걱정되는 학부모님이 계실 것입니다. 이는 세상의 현실을 어느 정도 제대로 반영한 고민입니다. 


 제가 다녔던 미국 최고의 학교들은 미술을 미래의 융합학문에 꼭 필요한 분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디자인에 대한 소질, 그리고 남다른 예술적 감각을 미래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 중 하나로 간주합니다. 


 이전에는 미술을 공부하면 과학이나 수학 공부는 크게 중요시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예술적인 소질에 과학과 공학에 대한 기본 소양을 더해야 그 빛이 발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전 칼럼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미래의 학문은 여러 학문의 교집합인 융합학문입니다. 그 융합학문의 중심에서 빠질 수 없는 학문이 미술, 그중에서도 디자인입니다. 


 하지만 디자인 공부에 ‘올인’하는 것보다는, 공학과 과학을 심도있게 배우면서 예술적 소양을 함께 쌓아야 미래에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집니다. 물론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과학/공학적 소양을 함께 쌓는 것도 가능한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성공한 사례가 더 적습니다. 


 대학교 학부 때는 컴퓨터공학, 신경과학, 전자공학 같은 융합학문의 기초가 되는 과학기술 분야를 전공해서 깊이 있게 공부하고,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과 과학기술의 연계를 통한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에서 인턴쉽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석사과정에 진학해 예술과 과학기술을 접목하는 더욱 진보된 연구를 하면서, 그 학교의 온 캠퍼스 리쿠르팅(On-Campus Recruiting)을 통해 그런 최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유명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코스입니다. 

 

 

“미술에 소질이 있다고 해서 꼭 그것을 전공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공학이나 과학을 전공하면서

이에 미술을 응용하는 것이 자녀의 예술적 재능을 더 오랫동안 안정되게 표출할 수 있는 길입니다.”

 

 


 이런 코스를 위해 디자인과 과학기술의 연계를 통한 최첨단 연구를 하는 세계 최고의 학위 과정들, 그중에서도 학문 간의 융합이 실제로 일어나는 대학원 과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박사과정은 교수나 학자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면 기회비용이 너무 크기에, 개인적으로는 석사과정까지 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리고 싶은 곳은 예술과 과학기술의 접목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연구를 하는 MIT의 미디어렙(Media Lab)입니다. 대학원 과정만 있는 이 프로그램은 공학, 과학, 디자인을 접목해서 우리의 일상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 있고 최첨단인 융합기술을 개발하는 곳입니다. 


 인공지능, 터치스크린, GPS, 전자책, 3차원 홀로그램, 그리고 가상현실의 시초가 바로 이곳이라는 것만으로도 이 프로그램의 질과 전망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MIT 재학 시에 알게 된 친구들 중에서 현재 가장 행복하게 사는 이들은 바로 이 미디어렙 출신 동문입니다. 예술적 소양이 뛰어나면서 공학/과학을 전공한 사람은 흔하지 않지만, 미래의 핵심산업에서는 이런 인재를 더욱 더 필요로 해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몸값은 계속 올라가고 경쟁은 줄어들어 우리 동문 중에서 가장 여유로운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소개해 드릴 프로그램은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ETC (Entertainment Technology Center)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컴퓨터 공학부와 미술대학이 있는 이 학교의 공대와 미대에서 공동으로 수여하는 ETC 석사 과정은 예술과 공학을 통합해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응용될 획기적인 기술을 연구하는 곳입니다. MIT 다음으로 입학이 어려우며 대부분 최고 수준의 직장에 취업합니다.


 마지막으로 뉴욕대의 ITP(Interactive Telecommunications Program)는 위의 두 프로그램에 비해 공학/과학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줄이고 그만큼 미술/디자인의 비중을 높인 과정입니다. 즉, 미술과 공학의 접목을 목표로 하되 미술이 더 중심이 된 프로그램이며, 티쉬 예술대학 소속입니다.


 대략, 커리큘럼의 구성에서 미술과 공학의 비중은 MIT가 3:7, 카네기 멜론이 4:6, 그리고 뉴욕대가 6:4 정도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이 커리큘럼들이 미술과 공학을 가장 잘 접목한 세계 3대 학위 과정으로 보통 간주되며, 그중에서도 MIT 미디어렙의 연구 분야들이 미래의 융합학문에 가장 근접해 있습니다. 


 이렇듯, 자녀가 미술에 소질이 있다고 해서 꼭 그것을 전공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공학이나 과학을 전공하면서 이에 미술을 응용하는 것이 자녀의 예술적인 재능을 더 오랫동안 안정되게 표출할 수 있는 길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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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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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8
[SKY 캐슬 신드롬]과 올바른 대학.진로 선택(16)-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는 자녀


 
 
 


 이번 칼럼에서는 지난 15회 칼럼에 대한 한 독자분의 질문에 저의 답을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칼럼에서, 현재에 충실히 하는 것이 미래에 대한 가장 효율적인 대비라는 말씀을 드렸고 이를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분석해 보았습니다. 한 독자분이 보내주신 사연에 의하면 자녀가 그것을 이론적으로는 이해하지만 실제로는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을 끊임없이 하는데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고민이셨습니다.


 우선, 제가 아이비리그에서 만난 친구 중 가장 성공한 사람들은 이런 불안감에 어떤 식으로 대처해 왔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불확실한 것에 대한 걱정은 미래에 대한 막연하고 일관된 자기만의 신념과 자신감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이런 무조건적인 믿음은 실제의 현실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도 아닙니다. 


 가장 성공한 사람들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합리적인 걱정과 고민을 오히려 즐깁니다. 따라서 불확실한 미래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결정도 과감하게 할 수 있으며, 여러 위험요소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더 안전한 길로 가라고 조언해도 그들은 합리적인 모험으로 승부수를 띄웁니다. 

 

 

“생(生)의 목적은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의 행복이 아니라 의미 있게 살아가면서 간접적으로 느껴지는 장기적인 행복입니다.

그런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내려야 하는 중요한 결정들은 그만큼의 카오스(chaos)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모든 중요한 결정에는 그만큼의 불확실성과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그들은 이해하며 이를 당연한 현상으로 인식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이해하기 때문에 남들이 불안해서 가지 못했던 길을 개척합니다. 


 기존의 지식이나 통계적인 데이터에 대한 의문을 늘 품으면서, 다른 이들이 직면하지 못했던 그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생기는 불이익이, 어떤 중요한 결정을 함으로써 가져오게 될 이익을 상쇄하는가를 합리적으로 계산합니다. 


 사실 우리는 누구나 이런 방식의 사고를 할 수 있는 잠재적인 능력이 있으며 우리의 자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간단한 예로, 우리가 아이를 갖기로 결정하는 과정을 함께 분석해보겠습니다. 여러 통계에 의하면 아이가 없는 사람의 행복지수는 아이가 있는 부모보다 훨씬 더 높으며 이는 널리 알려진 데이터입니다. 우리가 그런 통계적 사실을 머릿속으로는 이해하더라도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실제로 바꾸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갖게 됨으로써 찾아오는 미래의 불확실성은 그 어느 것보다 크며 걱정거리도 몇 배로 늘어납니다. 아이가 없으면 평생 상상조차 하지 않았을 걱정거리가 끊임없이 생기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갖기로 결정합니다.


 통계에 의하면 행복지수도 낮아지며, 미래에 대한 수많은 걱정과 불확실성을 동반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인데 왜 많은 사람은 아이를 갖기로 결정할까요? 단지 본능에 충실해서일까요? 


 제가 느끼기에 대부분의 부모는 데이터상의 수치를 충분히 이해했더라도 결정이 바뀌지 않았을 것이며, 본인들도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할 것입니다. 


 제 추측이지만, 다음의 두 가지를 무의식적으로 고려했을 것 같습니다. 


 생(生)의 목적은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의 행복이 아니라 의미 있게 살아가면서 간접적으로 느껴지는 장기적인 행복이라는 것, 그리고 그런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내려야 하는 중요한 결정들은 그만큼의 카오스(chaos)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제가 아이비리그에서 만난 가장 성공한 친구들은 대부분이 현재의 직접적이고 순간적인 행복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더 의미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 여러 모험을 해왔습니다. 그만큼 증가하는 카오스는 필연적이라는 것을 이해하며 이를 고려한 계산된 모험을 늘 해온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불안정한 상태에 익숙하며 심지어 이를 즐기게 됩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자녀에게 위로가 아닌 칭찬을 해주세요. 그리고 더욱 의미 있게 살기 위한 중요한 결정을 했기에 필연적으로 동반하는 걱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을 해주세요. 


 이를 이해하고 나면, 그에 대한 해결책을 다시 한번 알려주세요. 바로 현재에 충실히 하는 것이 미래에 대한 가장 효율적인 대비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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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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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5
[SKY캐슬 신드롬]과 올바른 대학.진로 선택(15)-건강한 감정과 자녀의 성공

 
 
 이전 12회 칼럼에서, 우리 자녀들이 현대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능보다도 건강한 감정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함께 분석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건강한 감정은 어떻게 형성이 될까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에 대한 정확한 인지, 그리고 현재와의 올바른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에 대해서 인문학이나 교육학이 아닌 신경과학의 측면에서 분석해보겠습니다.


 
 우리의 두뇌는 본능적으로 과거보다는 현재에 충실하도록 설계가 되어있습니다.   우리의 뇌에는 약 1,000억개의 신경세포인 뉴런(neuron)이 있으며, 그 수 많은 뉴런이 서로 신호와 정보를 주고받는 연결 부위를 시냅스(synapse)라고 합니다. 


 우리의 뇌에는 대략 100조나 되는 숫자의 시냅스가 있습니다. 우리 은하계에 총 3,000억개의 별이 있는 것으로 많은 과학자가 예측하니, 은하계 모든 별의 개수보다도 300배나 많은 수의 시냅스가 우리 두뇌에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은하계보다도 더 복잡하고 정교할 수 있는 두뇌를 가지고 간단한 실험을 함께 해보겠습니다. 가족끼리 1년 전에 찍은 동영상이나 사진들을 한번 보십시오. 많은 것들이 정말 놀라울 정도로 새로울 것입니다. 저는 한 살 된 제 딸의 불과 3개월 전 동영상이나 사진을 봐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그때의 모든 것이 새롭습니다. 


 은하계 모든 별의 개수보다 수백 배나 많은 수의 시냅스로 이루어진 두뇌이지만, 이 간단한 실험은 그렇게 복잡한 우리 두뇌의 메커니즘이 과거의 기억에 큰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반복이나 이해로 인한 학습으로 강력한 시냅스를 형성한 것이 아닌 이상 말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두뇌가 과거의 기억에 대한 되새김질이 아닌 현재를 인지하는 메커니즘에 시냅스의 대부분을 할애한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의 지금 이 순간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신경과학적으로 보여줍니다. 


 물론 과거의 반복과 이해를 통한 학습, 그리고 깨달음은 현재를 정확히 인지해서 사고와 행동을 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기에 시냅스에 강력한 기억으로 저장되어 있지만, 그 중요한 기억들은 과거에 경험한 것들의 0.001% 도 채 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끊임없이 과거에 대한 되새김질이나 후회를 하는 것은 우리의 두뇌가 이미 우선순위의 저 아래에 둔 것들에 대해서 비효율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쓰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집중력 부족, 우울증, 그리고 니힐리즘에 취약합니다. 왜냐하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데에 시냅스를 과도하게 분배하기에 현재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정확한 인지를 할 뉴런이 충분히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뉴런의 시냅스는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큰 에너지를 할애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필연적으로 찾아올 우리 자신 및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의 건강에 관한 좋지 않을 소식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우리가 현재에 충실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현재에 충실히 하는 것이 미래에 대한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대비이기 때문에 두뇌가 이렇게 작동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가상의 미래에 대한 준비와 걱정에만 치중한 나머지, 가장 중요한 현재를 제대로 못 느끼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런 타입의 사람들은 대체로 성격이 비효율적으로 급하며, 순간의 평화로움에 대한 인지에서 오는 여유를 즐길 줄 모릅니다. 늘 미래에 대한 근심으로 뉴런의 시냅스들이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현재와의 교감이 부족한 사람들은 타인과의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을 겪고, 상대방과 대화할 때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기의 이야기에만 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상대방과 소통하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재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기에 관찰력이 떨어지는 특징이 있으며, 따라서 판단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판단력이 좋지 못하면 성공한 인생을 사는 것이 현저히 어려워집니다. 


 이렇듯, 현재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지금 이 순간에서 오는 행복을 느끼는 것은 건강한 감정을 형성하는데 기본이 되는 중요한 능력이며, 많은 부분이 가정교육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여기까지는 과학을 기반으로 분석을 해본 결론입니다. 하지만 마지막은 조금 다른 관점에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삶의 매 순간들을 제대로 느끼거나 즐기지 못하고, 늘 과거에 대한 기억이나 미래에 대한 준비에 치중하면서 살아가는 인생은 과연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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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
2019-06-27
[SKY캐슬 신드롬]과 올바른 대학.진로 선택(14)-가장 성공한 아이비리거들은 위기와 고난을 어떻게 극복했


 

 

 

 

 누구에게나 위기와 고난은 찾아오며, 이를 어떻게 이겨내는가에 따라 우리 자녀들 인생의 향배가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가장 성공하는 아이비리그생들은 어떤 식으로 인생의 고난을 극복해 왔는지 함께 이야기해 보면서, 우리의 자녀들에게 필연적으로 있을 고난들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제가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미국의 명문대학들을 다니면서 만난 친구 중 가장 성공한 케이스들을 분석해보면 대부분의 경우 고난에 빠졌을 때 거의 같은 접근방식을 택하며, 이는 올바른 가정교육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고난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문제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가감없이 받아들이는 과정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착각하면서 삽니다. 하지만 절대다수는 이런 훈련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훈련이 잘되어 있을수록 사회/경제적으로 성공해 있을 가능성이 현저히 높으며, 이런 능력은 성인이 되기 전부터 대부분 형성됩니다.


 그렇다면 이런 훈련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고난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이유를 살펴보면, 그것은 과거에 현실의 문제를 가감없이 받아들이면서 느꼈던 고통 때문일 것입니다.


 고난이라는 상황을 받아들이려면 그 이후에 대한 대응 방안이 필요한데, 그런 문제해결 능력이 없다는 것을 자신도 알고 있기에 반사적으로 현실의 상황을 회피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현실의 어려운 상황을 받아들였는데 그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하지 못하면 스트레스, 체념, 비관, 고통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방어작용으로 현실회피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여러번 경험해서, 그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을 자주 접해야만 훈련이 되는 것입니다. 첫 번째 단계인 현실 인식 및 수용이 없이는 그 다음 단계인 문제해결을 할 기회 자체가 없기에 그럴 능력이 발달하지 못합니다.


 어렸을 적부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하며, 그런 과정에 익숙해지면 바로 다음 단계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을 여러 차례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문제해결 능력이 향상됩니다. 


 이런 훈련이 정말 잘 된 사람은 고난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뿐 아니라, 심지어 반기기까지 합니다. 지난 과거를 되돌아보면, 우리가 큰 깨달음이나 교훈을 얻고 인생의 변환점이 된 시기에는 대부분 크고 작은 위기나 고난이 있었을 것입니다. 고난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많으며, 극복을 잘하면 그 문제로 인해 오히려 잘 된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기에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니체(Friedrich Nietzsche)의 철학이 가장 잘 정리된 책을 한 개만 꼽으라면 저는 주저 없이 ‘선악의 저편(Beyond Good and Evil)’을 선택할 것입니다. 하버드대학의 도서관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밤을 꼬박 새워, 다음 날 중요한 수업의 일부를 빠져야 했던 뼈아픈 기억이 있기도 합니다. 


 니체는 이 책에서, 직면한 진실을 어느 정도까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따라서 그 사람이 가진 정신의 강인함을 측정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역으로, 그 현실을 어느 정도까지 왜곡해서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정신의 나약함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우리 자녀들이 힘들어할 때, 우선 따뜻한 위로를 해주세요. 그리고 현실과 진실을 왜곡하거나 미화해서 회피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르치세요.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그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 방안을 생각할 수 없으며,  그런 훈련이 되어있지 않으면 계속해서 현실을 회피하면서 살아가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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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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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
2019-06-20
[SKY캐슬 신드롬]과 올바른 대학.진로 선택(13)-자녀에게 세상의 현실을 어느 정도 가르쳐야 장래에 좋을까

 

 

 

 많은 학부모들이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교실과는 다른 세상의 현실에 대해 자녀가 어느 정도까지를 인지하는 것이 장래를 위해 가장 좋을 것인가, 라는 의문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세상이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자녀에게 성인이 될 때까지 조금씩 가르쳐 줍니다. 학교에서 배우거나 가정에서 경험하는 것보다 더 험한 세상이 있다는 현실을 인지시켜야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적합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험한 세상에 대해서 어디까지 알려줘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부모들 간의 의견차이가 많이 있습니다. 


 세상의 험한 현실을 가감없이 알려주는 것은 아이의 정서 발달에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도 있는 반면, 현실의 무서움을 충분히 가르쳐야 자녀의 성공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는 부모와 자식이 처한 상황과 환경의 스펙트럼에 따라 각각 다를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이제까지 그 어느때보다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세상이므로,

이를 감사하게 여기면서 소중한 기회를 얻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 

 

 


 저는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 성인이 될 때까지 점차적으로 세상의 현실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그렇기 때문에 위에 언급한 모든 교육방식에 대해 반대합니다. 정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의 케이스들은 방식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녀가 학교에서 배우고 가정에서 경험한 것과는 달리 세상의 현실은 이보다 더 험하다는 것을 점차 알려줍니다. 하지만 이는 실제 세상이 돌아가고 있는 상황의 절반만 자녀에게 알려주는 것이며, 따라서 현실에 대한 정확한 교육이 아닙니다. A 는 사실 B다 라는 것까지는 알려줬지만, 그 B가 원래는 C다 라는 나머지 절반을 빠트렸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세상이 절대적으로 험하다는 생각은 역사적으로, 인류학적으로, 그리고 통계물리학적으로도 너무나 잘못된 세계관 그리고 현실관입니다. 


 인류 역사의 대부분은 전쟁에 대한 긴장과 준비 그리고 실제 실행의 연속이었으며, 이런 사이클은 자연과 사회현상의 섭리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통계물리학은 생명현상이나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도구로 학계에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통계물리학의 시초인 열역학의 엔트로피 증가 법칙에 따라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모든 자연현상이 진행되는데, 학계에서는 인류의 전쟁과 사회적 혼돈의 연속을 이런 엔트로피 증가 법칙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도 크고 작은 전쟁들은 있어 왔지만 최소한 우리는 지금 세계 3차 대전을 걱정하고 있지는 않으며, 이는 지금까지의 오랜 인류역사 패턴에 반하는 현상입니다.


 우리가 열역학 제2법칙을 거스르며 살고 있는 세상, 그 중에서도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라 불리우는 캐나다의 현실 세계는 우리가 인류역사에서 상상도 하지 못했던 평화와 번영의 현실화입니다. 


 따라서 이런 캐나다의 현실 세계가 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아름답지 않다는 관점은, 큰 그림의 절반만 보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현실 세계에는 학교 교육만으로 배울 수 없는 위험 요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현실 세계가 당연한 디폴트(default)라는 생각은 위험하며, 특히 캐나다라는 복지국가에 있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역사적, 인류학적, 그리고 통계물리학적으로도 이렇게 평화롭고 풍요로운 캐나다 사회가 존재할 수 있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우며, 그런 제로의 확률을 뚫고 인류 역사상 가장 좋은 세상에 우리는 이 순간 살고 있습니다.


 세상의 현실은 교실에서 배운 것과는 많이 다르지만, 이렇게 인류 역사상 유례 없이 좋은 우리의 세상은 불가능에 가깝도록 다행스런 현실이라는 것에 대해서 자녀가 늦어도 성인이 될 때까지는 인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정확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이런 기적 같은 세상을 유지하고 향상시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자녀들에게 교실과 가정과는 달리 현실은 더 험하다는 것만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인류역사상 가장 좋은 상황이라는 것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부모로서 가이드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이비리그에서 만난 친구들 중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이런 세계관, 그리고 현실관을 갖고 있으며, 이는 올바른 가정교육을 통해서 형성되었습니다. 
 학교와 가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냉정할 수 있는 현실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고, 그 어느때보다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세상을 감사하게 여기면서 그 소중한 기회들을 얻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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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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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
2019-06-12
[SKY 캐슬 신드롬]과 올바른 대학.진로 선택(12)-자녀의 지능은 성공에 얼마나 중요할까

 

 

 

 이번 칼럼에서는 자녀의 지능과 성공의 연관관계에 대해서 함께 분석해보겠습니다.


 우선 유대인들의 케이스를 같이 살펴 보겠습니다. 미국 인구의 2% 밖에 안 되는 아슈케나즈 유대인들, 즉 유럽 출신 유대인들은 미국 노벨상 수상자들의 무려 30% 정도를 차지합니다.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의 25%도 유대인들이 수상했습니다. 


 그 이유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물론 가정교육의 영향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슈케나즈 유대인들의 지능이 다른 인종들보다 평균적으로 훨씬 더 높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의 평균 지능은 115 정도이며, 이는 세계 전체 평균의 100보다 표준편차 이상 높은 놀라운 차이입니다. 세계 인구의 지능 분포와 흡사한 모양의 종곡선(Bell Curve) 분포를 이루고 있는 유대인들의 지능 상위 3% 는 다른 인구들의 상위 0.1% 와 비슷한 수치를 보여줍니다. 


 쉬운 예로, 뉴욕주 전체 공립학교 재학생들 중 아이큐가 170이 넘는 학생들에 대해서 통계를 냈더니 무려 86% 가 아슈케나즈 유대인들이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 몇 명만 주는 노벨상을 유대인들이 휩쓰는 현상은 이런 지능에 대한 통계가 간단히 설명해줍니다.


 따라서 자녀가 노벨상이나 필즈상을 수상하길 원하신다면 지능이 매우 중요한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과학이나 수학이 아닌 다른 수 많은 분야에서 성공하길 원하신다면 현대 사회에서 지능은 생각하시는 것만큼 큰 영향이 없습니다.


 제 이전 칼럼에서도 다루었지만, 각 개인이 소유한 장점들의 우선순위는 소속된 사회 상황과 니즈(needs-필요)에 따라 변합니다. 과학적이고 수리적인 사고가 최우선시 되는 사회에서는 높은 지능이 가장 중요한 장점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과학적이고 수리적인 문제들은 대부분 기계가 알아서 처리해주기 때문에 지능의 역할이 확연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저는 한때 지능의 역할을 과대 평가한 탓에, 제가 회원으로 있던 미국 멘사, 그리고 현재의 캐나다 멘사 모임에 자주 참석했습니다. 특히 투자에 대해서 토론하는 멘사의 소모임에  빠짐없이 참여하면서 조금 더 유익한 투자정보를 기대했습니다. 

 

 

“아이큐가 높은 것이 현대사회에서 ‘압도적으로 강력한 능력’에 해당된다고 할 수 없고 ‘건강한 감정’도 매우 중요” 

 

 


 하지만 최상위 아이큐의 회원들만 있는 멘사 모임에 참여하면 할수록 느꼈던 것은, 사람들이 대부분 과잉분석을 하고 직관을 덜 사용하다보니 현실과는 다소 괴리된 판단을 하는 경우가 잦다는 것입니다. 


 사고 과정 자체는 우수한 논문을 쓸 수 있을 만큼 극히 논리적이지만 결과가 잘못 도출되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직관과 현실감각을 사용해서 결과가 어느 정도 현실적으로 맞는가를 확인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한데, 그것을 거의 생략하다시피 하면서 과정의 논리성에만 치중하다 보니 투자 소모임 대부분의 회원들은 투자에 실패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현실감각이나 직관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을까요? 사람의 두뇌는 총 능력치가 거의 다 비슷하기 때문에, 그 중의 일부 기능인 지능이 발달한 사람들은 두뇌가 담당하는 다른 부분들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려면 얼핏 감정이 없고 냉정해야 할 것 같으나, 실제로는 그 반대입니다. 팩트를 팩트대로 받아들이는 능력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과 정비례하며 이는 건강한 감정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감정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의 예상과 다른 현실을 접할 때, 그 상황에서 오는 인지부조화를 감소시키려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현실을 왜곡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합니다. 


 앞서 언급한 총 능력치 보존 법칙(?)에 의하면 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대체로 감정이 덜 발달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의 완벽하게 논리적이지만 감정 조절을 통한 정확한 통찰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치밀하면서도 논리적인 장고 끝에 현실과 너무나도 괴리된 악수를 두는 경우가 많아지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은 그 결론이 현실과 아무리 다르더라도 자신의 논리에 대한 확신이 지나치게 강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자신들의 잘못된 생각들을 평생동안 거의 바꾸지 못합니다. 


 현대사회에서는 논리적이고 수리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지능은 일정치만 넘으면 되며, 그 이상부터는 예리한 직관력과 건강한 감정을 통한 현실인식 능력과 판단력이 훨씬 더 중요해집니다.


 저는 한 살 된 제 딸의 아이큐가 매우 높은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러면 확률상 감정이 그만큼 덜 발달할 것 같아서입니다. 지능은 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나지만 않았으면 좋겠고, 대신 정말로 건강한 감정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큐가 높다고 천재인 것도 더 이상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천재라는 기준은 일반인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력한 능력을 타고 났다는 것인데, 아이큐가 높은 것이 현대사회에서 ‘압도적으로 강력한 능력’에 해당된다고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녀에 대한 기대가 크면 클수록 자녀의 지능이 어떤가를 고민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보다는 건강한 감정을 최대한 발달시킬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세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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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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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
2019-05-30
[SKY 캐슬 신드롬]과 올바른 대학.진로 선택(11)-자녀를 아이비리그로 보낸 부모들은 얼마나 엄했을까?

 
 SKY 캐슬 신드롬과 올바른 대학.진로 선택(11)   

 


 

 

 

 이번 칼럼에서는 자녀들을 아이비리그로 보낸 부모들의 교육방식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그중에서도 얼마나 엄하게 자녀들을 키웠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같이 분석해보겠습니다. 


 여기서 엄하다는 기준은 순수하게 교육적인 목적으로 그렇다는 의미입니다. 별 목적이나 득도 없는 단순히 성격상 엄한 부모의 영향이 자식에게 큰 해가 되는건 당연하기에 논외로 하겠습니다. 


 부모가 교육적으로 엄하면 자식은 어떤 지시에 정확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우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교육은 평균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초,중,고등학교 때의 학과 공부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평균적으로 보았을 때만 그렇고, 최상위권에게는 사고의 기초 단계까지만 효과가 있습니다.


 어렸을적부터 사고 수준이 높아서 어쩌면 부모보다도 앞으로 더 뛰어날 수 있는 아이들을 상대로 필요 이상으로 엄하게 키우면 오히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력을 기계적이고 이차원적으로 단순화시키게 됩니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은 이제 막 기어다니기 시작하는 6개월된 아기들에게도 있습니다. 많은 6개월짜리 아기들은 끊임없이 주변의 물건들을 만지고 잡습니다. 무겁거나 날카로워서 위험할 수도 있는 물건들을 집으려고 할 때 부모가 그 아기의 발을 가볍게 잡으면서 “안돼” 라고 하면 아기는 울면서 하려고 했던 행동을 멈춥니다. 일주일 정도를 이같은 방식으로 아기를 교육 시키면 그 다음부턴 발을 잡지 않고 “안돼”라는 말만 해도 울면서 멈춥니다. 


 이런 방식으로 일주일을 더 가르치면 아기는 이제 “안돼”라는 말에 울지도 않고 위험한 물건을 집으려던 행동을 곧바로 멈추게 됩니다. 이 부분까지는 어느 정도 엄한 교육 방식으로 기본기를 기르치는 과정이며 사고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기초를 만들어줍니다. 


 위험한 물건을 집으면 안된다는 개념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딱 여기까지만이 부모가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까지만 기초를 만들어주면 6개월짜리 아기는 패턴분석에 의한 일반화 능력을 통해서 다른 비슷한 패턴의 물건들을 대할 때에도 기초원리를 응용해서 절제있고 조심하게 행동하게 됩니다.

 

 

 

“진정한 부모의 역할은 자녀들에게 개념과 사고의 기본기까지만 엄하게 교육시키고 그 이후는 자녀가 독립적으로 배워나가도록 올바른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것”

 

 

하버드대학교 도서관

 

 


 하지만 어떤 개념의 기초를 다지는 마지막 단계를 지나서도 부모가 하나하나 지시를 하게 되면 아기가 스스로 패턴분석을 통한 일반화 능력, 절제력, 자기 통제력을 배울 수 있는 기회들을 가로막게 되는 결과가 생깁니다. 이는 아기가 자라 어린이가 되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나이대와 상황에 필요한 사고의 기본기 이상의 것들까지 일일이 관여하게 되면 그 어린이는 독립적 사고능력을 발달시킬 기회들을 잃게 됩니다.


 결국에는 성인이 되어서도 그런 능력들이 부족하게 되고, 성공한 인생을 살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게 됩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런 케이스들의 경우는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부모의 영향을 어느 정도 벗어나 뒤늦게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은 남아 있습니다. 


 반대로, 여러 개념들과 사고의 기본기조차 가르쳐주지 않는 자유방임형 부모들은 그런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밑거름조차 주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최악의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런 기본기들을 나중에 새로 쌓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땅이라는 기초가 튼튼하면 그 위에 만드는 집은 처음에 잘못 지어도 부수고 새로 제대로 지을 수는 있습니다. 집을 허물고 처음부터 다시 짓는 것은 정말 힘든 과정이지만 가능은 합니다. 하지만 기초가 부실하면 사상누각이 되고 대부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우리의 목표는 기초가 튼튼한 땅을 만들어서 처음부터 제대로 된 집을 짓는 것입니다. 기초가 튼튼한 땅을 부모가 함께 만들어주고, 자녀가 그 위에 멋진 집을 스스로 지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입니다. 집을 스스로 지으면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은 인생의 가장 큰 자산이고, 또한 자녀가 우리보다 집을 훨씬 더 튼튼하고 시대에 맞게 지을 수 있는 가능성도 작기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아이비리그는 지원자들의 높은 시험성적만이 아닌 공부 외적인 업적들을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그런 것들이 지원자의 잠재적인 리더십, 창의적 사고력, 의사소통능력, 판단력, 친화력 등을 어느 정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공부 외적인 능력들은 자녀들이 독립적 사고를 하면서 발달하게 되기 때문에 엄하게만 교육시켜서는 습득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이비리그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대체로 그 부모들보다 더 사고능력이 뛰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테면 모집단에서 이미 상위 0.1% 의 확률을 뚫은 학생들로만 구성된 하버드나 MIT 학생들을 표본집단으로 했을 때, 그들의 부모가 그 상위 0.1% 보다 더 뛰어날 확률은 통계적으로 매우 낮습니다. 따라서 자녀들에 대한 기대가 크면 클수록, 부모보다도 더 뛰어날 수 있는 자녀들을 부모의 방식대로 일일이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제가 아이비리그에서 만난 친구들 중 대부분의 케이스들은, 부모들이 여러 개념들과 사고의 기본기까지만 다소 엄격하게 교육시켰고 그 이후는 자녀가 독립적으로 배워나갈 수 있도록 올바른 가이드 역할만 해주었습니다. 


 시대는 갈수록 상대의 지시에 따라 기계적으로 정확하게 어떤 일처리를 하는 기술보다는,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력, 판단력, 그리고 상대의 마음을 끌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자녀가 뛰어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자녀에게 사고와 개념의 기본기까지만 조금 엄하게 교육시키고, 그 이후에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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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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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
2019-05-25
[SKY 캐슬 신드롬]과 올바른 대학.진로 선택(10)-“지금 이 순간 잠 못 드는 학부모님께”-SKY 캐슬 신드

 
 

 

 

 


 이번 칼럼에서는 많은 부모님들이 하는 고민이자 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우리 아이의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오늘 생후 한 돌이 되어 제 옆에서 새근새근 잠을 취하고 있는 딸 아이를 보며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보다 일반적, 그리고 상대적으로 더 뛰어난 학습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통계적으로 판단하였을 때 많은 사람들은 “공부를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로는 지능, 집중력, 노력, 끈기의 차이 등 다양하고도 복합적인 이유들이 있으며, 선천적, 그리고 후천적인 영향의 비중도 개개인마다 다릅니다. 


 그럼에도 공부를 잘 못하는 이유에 대한 답변을 원하신다면, “표준편차가 너무 큰 통계의 평균이기 때문에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뛰어난 학습능력’은 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수많은 장점들 중의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이외의 수많은 장점들의 우선 순위는 각 개인이 속한 사회의 상황과 니즈에 따라서 변합니다. 


 한국과 같이 영토와 천연자원이 제한된 나라에서는 인적자원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게 여겨지며, 높은 인구밀도까지 고려할 경우 극도로 치열한 경쟁 역시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증강시키려면 공부를 통한 경쟁을 극대화하는 것이 국가 운영을 위해서 필연적인 해결책입니다. 따라서 한국의 세계적인 입시 경쟁은 어찌보면 비인격적이기도 하지만, 다른 현실적 대안이 없어서 그런 측면이 큽니다. 


 반대로 넓은 영토와 방대한 천연자원, 그리고 낮은 인구 밀도를 바탕으로 이미 경제적인 성공과 복지국가를 이룬 곳에서는 뛰어난 학습능력의 우선순위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과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미래에 성공할 가능성이 절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는 없을 것”

 

 

 

 

 


 대신에 상대를 이해하고 설득할 수 있는 소통 능력, 건강한 감정, 판단력, 직관력, 정신적 순발력/지구력 등이 더 큰 의미를 갖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혹독한 자연환경을 보유한 사회일수록 육체적 순발력/지구력, 감정조절 능력, 뛰어난 오감 등이 상대적 우선순위를 갖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캐나다는 앞서 언급한 상황 중 풍부한 천연자원과 낮은 인구밀도의 부유한 복지국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반대의 외적 요인들을 가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요구하는 장점들을 캐나다에 거주 중인 자녀들에게서 추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현실과는 괴리된 교육방법이라고 보여집니다.


 특히 한인 부모들은 자녀들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힘든 생활을 각오하고 캐나다 이민을 오신 분들입니다. 자신들의 인생을 상당 부분 희생, 헌신하며 오직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서 살아오셨습니다. 


 캐나다 사회는 주입식 교육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 남아야만 무시를 당하지 않는 곳이 아니며, 각자의 다양한 재능을 살리며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 기반이 세계에서 가장 탄탄하게 갖추어진 곳 중 하나입니다. 이는 문화적 동화주의 보다는 다문화주의를 표방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금 부모님들에게 ‘자녀들의 성공’은 단순히 캐나다에서 공부를 잘하는 것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다소 비인격적인 수단은 현실적 대안이 없을 때에 어쩔 수 없이 허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식의 치열한 주입식 교육과 학벌 우선주의를 캐나다식으로 치환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따라서 캐나다에 있는 자녀가 지금 학교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너무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곳에서 학과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미래에 성공할 가능성은 절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일부 한국 부모님들처럼 자녀들의 성적을 비교하는 행위는 캐나다 사회 시스템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자녀의 성적에 일희일비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자식이 위험하거나 나쁜 길로 가지 않도록 큰 울타리가 되어 주십시오. 부모 세대와는 다른 시대를 살아갈 우리 자녀들에게 공부만을 강조하기 보다 어떤 재능이 있는가를 잘 지켜보고 그것을 격려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길게 기다려 주십시오. 지금 부모님이 상상하지 못할 좋은 사람으로 성장할 미래의 우리 아이들을 기대하면서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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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byungkon
김병곤
74033
18121
2019-05-21
[SKY 캐슬 신드롬]과 올바른 대학.진로 선택(9)-“인문학을 공부하고 싶은데 장래 진로가 걱정입니다”

 

  SKY 캐슬 신드롬과 올바른 대학.진로 선택(9)   


 

 

 

(지난 호에 이어)
 진료를 늦게 마치고 병원 문을 닫을 무렵, 대학생 정도 되는 나이의 한 동양인 남학생이 근처에서 머뭇거리다 결국 병원 안으로 들어옵니다. 치과병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특별히 가고 싶어하는 곳이 아니기에, 처음 오시는 환자분이 병원 문을 열기까지에는 어느 정도의 망설임을 보통 경험합니다. 


 하지만 이번 남학생의 케이스는 지금까지 온 환자분들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그 남학생은 토론토의 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곧바로 직장을 잡았으며 저의 칼럼을 읽어온 독자라는 소개를 했습니다. 그리고 치아 문제가 아닌 대학교 진학과 진로 문제와 관련된 큰 고민거리가 있어서 저에게 딱 5분만이라도 조언을 구할 수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A군의 동의를 얻어 조언 내용의 일부를 공개하겠습니다.


 A군은 빨리 돈을 벌고 싶어서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취업을 했으며, 지금은 너무나도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어 다소 뒤늦게 캐나다의 대학교 진학을 고려 중이었습니다.

짧은 대화를 나눴지만, 많은 인문학 서적들을 읽어온 A군은 인문학의 여러 분야에 확실히 해박했고 인문학도에 적합한 사고체계를 갖고 있는 것이 분명히 느껴졌습니다. 


 인문학을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나, 현재의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인문대에 진학한다 해도 졸업 후 취업이 지금보다 나을 것 같지 않다는 것이 A군의 고민이었습니다. 진로가 불안하지만 그래도 정말로 하고 싶은 공부를 위해서 직장을 그만두어야 할지 매일 고민하느라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A군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드렸습니다.


 일단, 인문학은 취업을 위해서 하는 공부가 아니기에 진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너무나도 당연하며, 그 정도의 현실인식은 있어야 제대로 할 수 있는 공부입니다. 


 그리고 북미의 교육 시스템에서 크게 봤을 때 인문학뿐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도 진정한 대학교 학부는 학문을 탐구하며 지적 자산을 쌓는 곳이지 취업을 위한 곳이 아닙니다. 그런데, 취지는 좋지만 실제로 북미의 명문대들이 이런 취지를 살려서 시스템을 만들고 교육을 할까요?


 예시를 들면서 귀납법으로 이에 대한 답을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캐나다와 미국의 대학교 커리큘럼은 대동소이하며, 그렇기 때문에 양국에서는 서로의 대학교 학위를 상호적으로 동일시합니다. 캐나다와 미국의 대학교들 중에서 학부에 의대, 치대, 약대와 같은 실용학문이 있는 곳은 거의 없으며 절대 다수가 대학원 과정으로만 있습니다. 


 미국 최고의 명문대들인 아이비리그의 경우, 유펜(와튼스쿨) 한군데를 제외하면 심지어 경영학과도 학부과정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미국 최고의 명문대인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스탠포드의 학부에는 경영학 전공이 없으며 대학원 과정으로만 있습니다. 


 의학, 치의학, 약학, 경영학은 인기학과들이기 때문에 학부과정으로 만들면 분명히 우수한 학생들을 모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최고 명문대들은 굳이 이런 실용적인 전공들을 학부에 개설하지 않고 있으며, 학교측에서 그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합니다. 직업을 위한 공부는 학부 때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원 때 하는 것이며, 대학교 학부는 사고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며 지적 자산을 쌓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캐나다의 명문대들도 대부분 이와 같은 교육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문학을 캐나다 대학교 학부과정에서 심도있게 공부한 후 현실적인 진로는 대학원을 진학하면서 결정하면 충분합니다. 이를테면 가장 실용적인 진로인 전문대학원(의대, 치대, 로스쿨, 약대, 경영대학원) 진학의 경우에도 자기가 원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공부를 학부 때 하면서 학점 평균을 최대한 올려야 전문대학원 진학에 유리하며, 어떤 전공을 했느냐는 필수과목만 수강하면 주요한 변수가 되지 않습니다.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으면 대학교 학부과정에서 심도있게 공부한 후 현실적인 진로는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결정하면 충분”

 

 

 

 


 인문학은 인류 최고의 두뇌들이 수십 세기 동안 인간의 삶과 사고, 그리고 인간 본질의 정수를 연구한 결과물을 집대성한 학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 수준의 사고와 판단을 하기 위해 필수적인 학문이며, 특히 모든 것이 디지털화로 인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사회에서는 더욱 중요해집니다. 


 인공지능, 자동화, 그리고 빅데이터로 인해 자료수집과 정보처리는 신기술이 대신 해줄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지만, 가장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영역까지는 해주지 못합니다. 회사의 CEO나 국가의 리더들이 수많은 중요한 결정들을 할 때, 이런 신기술을 통한 자료의 도움을 받지만 결정까지 대신 맡기지는 않습니다. 


 신기술이 대신 해줄 수 없는 영역에 대한 답을 바로 인문학이 제시하기 때문에, 어쩌면 인문학은 앞으로 가장 전망이 좋은 학문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수재형 바보들이 참 많습니다. 머리 회전이 무척 빠르고 기억력도 좋지만 막상 중요한 순간에는 바보 같은 결정을 내려서 일을 그르칩니다. 제가 격투기를 가끔 보는 이유 중 하나가, 최고의 파이터들은 힘의 강도보다는 힘의 방향을 정확하게 조절해서 승리를 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자신은 거의 힘도 들이지 않고 상대의 강한 힘을 이용해 방향만 바꿔 큰 타격을 주기도 합니다. 


 현대사회에서는 인문학이 그런 방향타 역할을 해주며, 이는 앞으로 어떤 신기술도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기에 전망이 가장 좋은 분야라고 자신있게 조언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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