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글로벌(Global) 시대에 발맞추어 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잠깐 멈추다간 시대에 뒤떨어진 노인으로 취급 받기 일쑤가 될 것이다. 늙는 것도 서러운데 이런 취급을 받는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이기도 하다. 하긴 쌍둥이도 세대차이가 난다고 하는 시대고 보니 무어라 변명을 하리오 싶어진다. 하여 나도 도전장을 던져본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단련시키기 위하여 준비해야 할 당면문제는 게으름에서 벗어나서 용기를 갖는 일이었다. 늘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시간을 보냈던 어제가 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에서 벗어나는 일은 용기를 갖는 일이다. I can do it! 나는 할 수 있다! 바로 그것을 실천하는 데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백세시대라는데 그 긴 시간을 무엇으로 합당한 날을 모낼 것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공부를 시작하려 한 것이다.
공부란 미래의 꿈을 향하여 준비하는 것일 수도 있고, 자기 개발을 위하여, 자기 경영을 위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나이에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님을 알기에 하다가 중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시작해 두고 있는 것도 많다. 아직 다 읽지 못하고 책갈피를 꽂아둔 채 덮여있는 책들, 쓰다 둔 수필, 완성되지 못한 두어 편의 시들이 책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젤에는 그리다 만 오로라가 펄럭이고 있고, 티비 앞 탁자엔 뜨다만 뜨개질 감이 얹혀있다. 내가 움직이는 반경 내에서 앉으면 잡을 수 있는 일거리를 두려는 속셈으로 계획한 일이다.
그래도 나는 무언가 더 배우기를 꿈꾼다. 종이접기도 배웠다. 손녀들이 오면 할머니와 놀아줄 거리를 찾기 위하여서다. 남편이랑은 오목도 두고, 다이아몬드 게임도 즐긴다. 그러고 보니 많은 것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는 편이다.
사실 나의 24시간은 바쁜 편이다. 산에도 가야하고 수영도 해야 하니 얼마나 바쁜가. 그런데 이 와중에 서예를 시작했다. 80년 때 초에 붓을 놓고 30년이 지난 지금에 다시 붓을 잡고 보니 감회가 새롭다. 나이 더 들어 움직이기 힘들 때 집안에서 조용히 하는 것으론 제격이라고 부추기는 친구등살에 시작은 했지만 진도가 나갈지는 모르겠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을 등불 삼아 본다.
재수 없어 120살을 산다면 큰일이라는 말들에 참 씁쓸해 진다. 결코 오래 산다는 것이 좋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열심히 내 일을 하다가 좀 더 살아도 되는데 아쉽다 할 때에 가는 것이 행복일 것이다. 이런 말로 생각에 잠기게 되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 섭섭할 따름이다.
그러나 아직은 살날이 많이도 남았으니 게으름 부리지 말고 무엇이든지 도전하는 정신으로 살아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엄두를 못 내는 것이 있으니 어쩌랴. 영어다. 그 놈의 것은 엄두가 안 난다. 수 백 번 시작했다가 끝을 못 보는 것이 내 한계다. 몰두하여 사전을 찾다 보면 신바람이 나서 아, 하면 되겠구나 싶다가도 좌절의 잔을 마시고 멀리 떠나 있는 나를 만나면 스스로 기가 죽는다.
용기가 부족한 탓이다. 내 한계에 기가 죽는 탓이다. 그러다 보면 I can do it! 은 멀리 가고 기 죽은 내가 가엾게 쭈그리고 있다. 정말 안 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영어권에서 태어나리라. 꿈에서도 루루랄라 영어로 꿈을 꾸고 싶다.
캐네디언 할머니들은 유난히 친절하고 곱다. 친구가 되자고 찾아오는 분들이 더러 있지만 움츠려진 얄미운 내가 손사래를 치고 있으니 어쩌랴. 오늘 지구가 멸망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배워야 한다. 용기를 잃지 말자. 도전하자. I can do it! 아자아자~. (2018.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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